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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 높아진 추신수…보라스가 웃고 있다


입력 2012.12.13 11:40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삼각 트레이드 형식으로 신시내티 입단

내년 FA자격, 중견수로서 가치 높아져

추신수가 중견수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인다면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을 공산이 크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30)가 클리블랜드를 떠나 신시내티로 전격 이적했다.

신시내티는 12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클리블랜드로부터 추신수를 데려와 1번 타자 구멍을 메우게 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이적은 3개 팀이 맞물려 무려 9명의 선수들이 연쇄 이동한 대형 트레이드다.

먼저 신시내티는 클리블랜드로부터 추신수와 내야수 제이슨 도널드, 현금(350만 달러)을 얻었고, 애리조나는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신시내티)와 토니 시프, 라스 앤더슨(이상 클리블랜드)을 보강했다. 스몰마켓인 클리블랜드는 드류 스텁스(신시내티)로 추신수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특급 유망주 투수인 트레버 바우어를 비롯해 브라이언 쇼, 매트 앨버스(이상 애리조나)를 영입했다.

이로써 신시내티는 유일한 약점이던 1번 타자 구멍을 메우는데 성공, 완벽한 전력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신시내티는 리드오프 타율 0.208-출루율 0.254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골치를 앓아왔다. 따라서 시즌이 끝나자마자 추신수 포함 코코 크리스프(오클랜드), 제이콥 엘스버리(보스턴) 등에게 구애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추신수 역시 1번 타자가 낯설지 않다. 올 시즌 1번 타자로 99경기에 출장한 추신수는 타율 0.310-출루율 0.389를 기록하며 타순 변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신시내티는 빠른 발과 장타력을 보유한 추신수가 리드오프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믿고 있다.

문제는 포지션 변경이다. 우익수인 추신수는 이제 신시내티에서 중견수를 맡아야 한다. 지난 7년간 클리블랜드에서 중견수 수비는 고작 10경기에 그쳤고, 2009년 이후로는 줄곧 우익수로만 나서고 있다. 좌·우익수에 비해 커버할 범위가 넓고 수비 부담이 크다는 점은 자칫 타격 슬럼프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추신수가 중견수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인다면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을 공산이 크다. 강타자들이 득시글거리는 우익수 포지션에서 추신수의 가치는 크게 돋보이지 않았지만 준족들이 대부분인 중견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 시즌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전체 우익수들 가운데 3.1의 WAR(Wins Above Replacement)를 기록, 이 부문 12위에 올랐다. WAR란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 지표’로 추신수가 다른 대체 선수보다 팀에 3.1승을 더 안겨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2010년에는 5.6을 기록해 우익수 부문 전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추신수의 WAR 기록을 중견수로 가져올 경우 순위는 한 계단 상승한 11위에 랭크된다. 하지만 두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희소성의 가치가 남달라진다. 앞선 우익수에는 알렉스 리오스(시카고W), 카를로스 벨트란(세인트루이스), 벤 조브리스트(탬파베이),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M), 안드레 이디어(LAD) 등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들이 대거 포진해있었다.

반면, 중견수는 아무래도 발 빠른 선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들 가운데 장타 능력까지 겸비한 선수로는 마이크 트라웃(LAA), 앤드류 맥커친(피츠버그),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조시 해밀턴(텍사스) 정도뿐이다. 이는 곧 추신수의 장타력이 더욱 큰 빛을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호재는 또 있다. 추신수는 내년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는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쓸 만한 중견수들의 대부분은 이미 소속팀에서 장기계약으로 묶어둔 상태. 따라서 내년 FA 시장에서 눈여겨볼 중견수로는 추신수를 비롯해 커티스 그랜더슨(뉴욕Y), 제이콥 엘스버리(보스턴)가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이 가운데 최대어는 역시나 그랜더슨이다. 올 시즌 43홈런을 쏘아 올리며 2년 연속 40홈런을 기록했지만 저조한 타율로 인해 '공갈포'라는 비아냥거림도 듣고 있다. 이미 소속팀 양키스에서는 내년 시즌 후 붙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엘스버리 역시 F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소속팀 보스턴은 올 시즌 셰인 빅토리노를 영입, 새로운 중견수 확보에 성공했다. 엘스버리는 지난해 타율 0.321 32홈런 105타점 39도루라는 엄청난 기록을 올렸지만 매년 부상 위험성에 노출돼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이들과 달리 추신수는 아직까지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지만 3할과 20홈런-20도루가 가능하며 무엇보다 꾸준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비록 지난해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골절상을 입는 불운이 찾아왔지만 이를 제외하면 부상과는 인연이 없는 편이다.

추신수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라는 점에서 연봉 대박을 기대해볼 수 있다. 보라스하면 역시나 선수에게 거액의 돈다발을 안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2년 박찬호(텍사스)의 5년간 6500만 달러 계약을 비롯해 2007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Y)의 10년간 2억 5200만 달러, 올 시즌 프린스 필더(디트로이트)의 9년간 2억 1400만 달러 등이 모두 보라스의 작품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에게 6년 3600만 달러의 계약을 안겨주기도 했다.

따라서 추신수가 중견수 포지션을 맡으며 기존에 선보였던 공격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연봉 1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대박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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