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안막으면 내가 김정은 만나고 싶다"

김지영 기자

입력 2013.04.08 12:08  수정

대북특사 파견 촉구 야당 한목소리 "특사는 대통령 최측근이..."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개성공단은 총으로는 못 지킨다. 대화로만 지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형식이나 방법에 구애받지 말고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자료사진)
북한의 대남 도발이 날로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북특사 파견을 촉구하는 야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개성공단은 총으로는 못 지킨다. 대화로만 지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형식이나 방법에 구애받지 말고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특사 논의는 현실성을 제쳐두더라도 긴장완화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특사를 원할 것이다. 미국의 군사력 시위에 두려움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의 특사파견을 촉구할 필요가 있고, 또 미국-중국-북한 세 방향으로 전면적인 외교전을 펼쳐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개인 자격으로 방북을 희망한다”며 “박근혜정부가 막지만 않는다면 북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나눴던 대화들을 바탕으로 소통을 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작년에도 정부에 방북 신청을 했지만 이명박정부가 막았다”면서 “박근혜정부는 그런 폐쇄적인 정책에서 좀 열어야 한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앞서 정 고문은 2005년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낸 바 있다.

다만 그는 “특사 자격은 대통령의 최측근이 맡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으로 사람은 말할 수 없지만, 박 대통령이 믿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미사일 실험 등 북한의 무모한 행태를 비판하는 한편,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의 특사 파견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6.15 정상회담 이후 북한사회는 많이 변했다.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섰고, 시장경제가 상당한 진전이 있다”면서 “주민들이 굶주리는 등의 상황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처럼 큰소리치면서 미국과 대화를, 우리와 교류협력을 원하고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상황에 오히려) 박 대통령이 먼저 통 크게 평화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만약 박 대통령이 평화적으로 과감한 제안을 했는데도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이를 거부하면 북한은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의원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자신과 문성근 상임고문을 대북특사로 제안한 것과 관련해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의 남북관계라고 하면 북한이 특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박 대통령이 박지원을 특사로 임명할까 하는 것도 의문”이라면서 “나는 이것저것 다 버리고 우선 물밑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수차 주장했다.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을 움직여 6자회담의 틀로 들어오게 해야만 북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특사 파견 현실적" vs "지금처럼 초지일관"

다만, 아직까지 새누리당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현재 위중한 상황이라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고 있는데 사실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 같다”며 “이런 긴장국면에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고 있는데, 그 돌파구가 특사라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길 의원은 또 “대화하자는 것 자체가 왜 저자세라고 얘기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더구나 국제사회가 상황악화를 막기 위해 남북 당사자들 간 대화를 하라고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의 강경 태도를 지적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대화를 대가로 어이없는 요구를 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그런 상황까지도 다 따져본다는 것 자체가 현재의 상황 자체를 엄중하고 위중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특사라는 표현이 뭐 그렇게 커다란 저자세고, 엄청난 형식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길 의원은 “(대북특사 파견은) 우리가 시도해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핵실험으로 위협을 하고 있는데, 먼저 (특사를 파견한다는) 것은 북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대북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

유 최고위원은 이어 “김정은 정권의 습성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북특사 파견으로) 실익을 기대하기도 힘들다”며 “모든 도발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것이 옳다. 90년도 초반의 한반도 비핵화는 허무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힘겹게 불을 끄기에 급급하다. 북한은 언행을 되돌아보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통해 일원이 돼야 한다”면서 “또 중국이나 자신들에게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미국과 외교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의원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당연히 때가 되면 대북특사를 보내거나 북한 당국과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섣부른 대화 제의보다는 북한이 하루 빨리 이 비정상적인 상태와 요구가 ‘안 먹히는구나’ 하는 걸 인식할 때까지 (우리가) 초지일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출할 때 바로 뛰어들면 건지러 간 사람마저 익사하기 때문에 물에 빠진 사람의 기운이 빠지기를 기다린다”면서 “북한도 조금 있으면 자연스럽게 기운이 빠지기 때문에 ‘핵보유국 지위’ 포기 등을 요구하면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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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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