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일 오후 KBS, MBC, YTN 등 방송3사와 신한은행, 농협 등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MBC 화면촬영) ⓒ데일리안
1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미래창조과학부에서 '3.20 사이버테러' 중간 조사결과 발표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발생한 국내 방송사 3곳과 금융사 6곳의 연쇄 사이버테러가 북한의 정찰총국 소행인 것으로 밝혀지자 네티즌들이 우리나라의 사이버 대응 능력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북한이 8개월간 사이버 테러를 준비했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네티즌들은 "'IT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3000명 이상의 북한 사이버전 대응팀이 있다더니 사실인가", "우리도 따로 기관을 마련해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10일 오후 2시 정부 민관군 합동조사팀은 과천정부청사에서 “공격이 들어온 IP중 13개는 북한에서 직접 접속한 IP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연쇄 사이버테러를 당한 피해사 감염장비 및 국내 공격경유지 등에서 수집한 악성코드 76종과 수년간 국정원과 군에서 축적한 북한의 대남 해킹 조사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정부는 "6월 28일부터 최소 6대로 추정되는 북한 내부 PC가 총 1590회 금융사에 접속해 악성코드를 유포하고 PC저장자료를 절취했고 흔적을 제기하기 위해 다음날인 21일 해당 공격경유지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격자는 최소한 8개월 이전부터 목표 기관 내부의 PC 또는 서버 컴퓨터를 장악해 자료 절취, 전산망 취약점 파악 등 지속적으로 감시하다가 백신 등 프로그램의 중앙배포 서버를 통해 PC 파괴용 악성코드를 내부 전체 PC에 일괄 유포하거나 서버 저장자료 삭제 명령을 실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IT강국 대한민국? 총성없는 전쟁터에서 패배한 것"
이처럼 북한이 철저하게 해킹을 준비하며 국내 공격 경유지를 통해 국내서버에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것이 밝혀지자 네티즌들은 술렁였다. “북한이 기본 3000명 이상의 인력으로 사이버전력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 사실이었다”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해킹을 했다고 지목되는 북한 정찰총국은 북한의 독립적인 권력기관으로 국내의 기무사와 국정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정찰총국은 대남 공작, 위조지폐 발행, 마약 업무 등을 두루 수행한다.
네티즌들은 우리도 정부기관을 통해 사이버전에 철저히 대응해야 하다는 의견에 목소리를 실었다.
트위터 아이디 ‘@landf****’는 “IT 강국이니 세계 몇위니 이런 나라가 거의 구석기시대 수준의 IT 기반을 가지고 있는 적에게 해킹이나 당하다니”라고 지적했고, ‘@d***'는 “입으로만 안보타령을 하고 실제 안보는 맹탕인 자칭보수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emfl****'은 "이쯤되면 대한민국에서 IT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쥐구멍으로 숨어야 하는 것"이라며 "해킹방어능력이 대한민국은 세계 3위 북한은 95위라고 나오는데 어떻게 95위에게 매번 코피가 터지냐"고 말했다.
네이트 아이디 'semp***'는 "북괴와의 사이버 전쟁에서 패배를 인정한 대한민국"이라며 "패배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라. 그 많은 국방 세금 걷어서 뭐했냐"고 질타했다.
'jaur***'는 "정말 심각한 일이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대피방송이나 민방위며 예비군이며 소집을 하는 게 방송국"이라며 "북한의 사이버테러로 방송에 지장이 생겼다면 눈 뜨고 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mk***'는 "우리도 국방부에 사이버사령부를 비롯한 군 내 정보보안 관련 부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사이버 경진대회를 벌여 상위 입상을 하면 정부가 관련기관에 스카우트 하는 형식으로 사이버 방어 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사이버사령부'를 출범했고, 중국도 '인터넷 기초총부'를 만들었다. 영국도 현역 장성을 사이버전 사령관으로 임명해 '사이버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 2012년 고려대가 사이버국방학과를 만들어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고 있다. 해당 학과 학생들은 암호학과 사이버 무기 제작,사이버 심리전,디지털 관련 법률 등 배운 뒤 곧바로 장교로 임관해 국방부 산하 정보, 보안 관련 기관에서 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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