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 이후 일련의 발언들 예언처럼 들어맞기 시작해
북한이 6일 남북 당국회담을 제의한 뒤 우리 정부가 그 제안을 곧바로 받아들이며 ‘남북 해빙모드’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이에 앞서 민주당 내 ‘북한통’인 박지원 의원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전망한 발언들이 주목받고 있다.
박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대표 주역이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은 국회 내 ‘남북관계 전문가’로 일컬어진다.
박 의원이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일어났을 때부터 7일 현재까지 내놓은 굵직한 발언들을 정리해보면, ① 곧 남북대화가 시작될 것 ② 북한은 남북대화 장소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을 선호할 것 ③ 당국회담은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 ④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선 북측이 우리 측에게 경제적 협력을 요구할 것으로 크게 4가지다.
우선 “곧 남북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발언은 개성공단 기업가들의 방북 무산 및 우리 정부가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던 지난달 30일 나왔다. 박 의원은 이날 일부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 중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전날 “초입단계부터 (북한에) 비핵화를 (촉구)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것은 ‘중대한 변화’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후 박 의원의 ‘예언’은 맞아떨어졌다. 6일 정오께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문을 통해 “남북 당국 사이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한 것이다.
해당 제안은 7일 미중정상회담 등을 고려한 제안으로 풀이됐지만, 우리 측의 직·간접적인 신호를 북측이 예의주시한다는 점에서 북측이 대화재개를 결정하는데 류 장관의 발언이 아예 배제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이 우리 측의 ‘미묘한 의도’를 통해 대화 재개를 전망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박 의원은 이전부터 “미국·중국·일본 등은 북측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여러 번 강조하며 우리 측이 대화 의지를 더 강하게 나타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박지원의 '족집게 예상'은 경륜에서 나온 것"…향후 전망도 맞출까
이후 ②~④번은 모두 7일 나온 주장이다. 다만 이중에서도 “북한이 남북대화 장소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을 선호할 것”이라는 주장은 북한의 의중을 미리 파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서 이 같이 주장했고, 북한은 우리 측이 제안한 오는 12일 서울에서 남북장관급회담을 갖기 전, 9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자고 역제안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른바 우리가 제안한 ‘서울회담’에 대해 “북한의 장관이나 특수요원 등 몇 사람밖에 서울로 내려오지 않아 북측에서 거부할 명분이 없어 개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의원은 과거 이산가족 상봉을 하게 되면 북한 측이 서울에서 만남을 갖는 것을 꺼려했는데 그 이유가 북측의 민간인들이 북한과 서울의 상황을 비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나머지 ③~④번은 향후 일어날 일들로 이 부분이 얼마나 들어맞느냐에 따라 박 의원의 남북관계 전망 능력이 재조명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③번과 관련해선 “서울에서 당국회담이 개최되면 북측 회담대표가 반드시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할 것”이라며 “이후 2차 회담으로 우리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면담할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양 정상의 메시지를 주고 받게 되는 것으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그렇게 돼야만 박 대통령이 주장하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도 성공적으로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 정상이 만나야지만 제대로 된 합의가 이뤄질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북측이 선(先)제안한 의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관련해선 “실무회담이나 장관급회담에서 논의가 되겠지만, 어느 정도 한국 정부가 경제적 협력을 해줘야할 것”이라며 “북측에서도 그러한 것을 요구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의원의 이 같은 ‘족집게 예상’에 대해 “경륜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박 의원이 모셨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본래 대북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당시 박 의원이 정상회담을 주도하면서 북한과 여러 번 접촉했기 때문에 가능한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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