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LPGA 없는 ‘캘린더 그랜드슬램’ 넘본다

US오픈 우승으로 올해 벌써 3개 메이저대회 석권

남은 2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1개만 잡아도 최초 대기록

박인비 ⓒ IB월드와이드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63년 만에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넘어 여자골프 사상 전무후무한 ’캘린더 그랜드슬램‘마저 넘볼 기세다.

박인비는 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CC(파72·6821야드)서 열린 ‘제68회 US 여자오픈(총 상금 325만달러)’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기록, 최종합계 8언더파 20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8 US여자오픈 포함 메이저대회 개인 통산 4승째, LPGA 투어 개인 통산 9승을 챙겼다.

올 시즌 이미 메이저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가 세운 시즌 개막 후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63년 만에 재현했다. 역대 LPGA 최고 여제들로 불리는 아니카 소렌스탐과 로레나 오초아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선수 생활에 걸쳐 4대 메이저대회를 한 번 이상 제패하는 것이 '커리어 그랜드슬램', 한 해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캘린더 그랜드슬램'으로 부른다.

올해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을 거머쥔 박인비에게 이제 남은 대회는 브리티시여자오픈(8월1~4일)과 올해 메이저대회로 격상된 에비앙 챔피언십(9월12∼15일). 한 대회만 우승을 차지해도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물론 LPGA 투어 최초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LPGA 투어에서는 1957년 루이스 서그스(미국)가 처음으로 4개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이후 2003년 소렌스탐까지 총 6명이 그랜드슬램을 완성시켰다. 하지만 박인비는 커리어 가운데 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넘어 한 해 4개 대회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뒀다. 앞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6명 가운데 누구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LPGA 투어 한국 선수 시즌 최다승 기록도 6승으로 경신했다. 그동안 최다승 기록은 박세리가 2001년과 2002년 기록한 5승. 아시아 선수 중 한 시즌 최다승은 2011년 청야니(대만)가 기록한 7승도 13개의 대회를 남겨둔 박인비가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우승 상금 58만5000달러(약 6억6600만원)를 받아 시즌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한 박인비는 상금 부문과 세계랭킹, 올해의 선수 포인트 등에서도 1위를 지켰다.

2위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과 3위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도 맹렬하게 선두를 추격했지만 결국 우승은 박인비의 몫이었다. 박인비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까지 3년 연속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1-2-3위를 싹쓸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