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리무중 안철수 신당, 한다는건지 만다는건지
개점만 하면 대박 분위기지만 논의도 제대로 못하는 이유는?
"당 이념 부재와 인물 구축 못하는게 요인" 분석이 지배적
최근 지방 민생탐방 등 독자세력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국회 입성 이후, 안 의원은 줄곧 ‘새 정치’를 표방하며 기존 정치계에서 벗어나 대안세력을 만들겠다고 공헌, 끊임없이 신당 창당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다.
특히 그는 현재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을 기반으로 독자세력 지지기반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의 최측근 관계자는 “최근 안 의원이 ‘내일’ 측 핵심 관계자들을 포함해 지난해 대선 당시 도움을 줬던 참모들이 대선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모임은 비공식이긴 했지만, 일종의 안철수계 ‘OB’와 ‘YB’ 간 첫 만남으로 ‘내일’의 최장집 이사장과 장하성 소장은 물론, 대선 때 안 의원을 지원했던 교수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해 앞으로 안 의원의 정책 방향성에 대해 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관계자는 “물론 처음 만난 자리인 만큼 친교모임 성격이 짙었다”면서도 “다만, (OB의 경우) 대부분 대선 때 세미나 개최나 정책 연구에 참여하셨던 분들이어서 현재 안 의원이 계획하는 각종 포럼이나 세미나 계획에 대한 조언을 주셨다. (안 의원 측도) 이 분들의 힘이 모아지길 바라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안 의원이 이처럼 독자세력화에 밑그림을 그리고 있으면서도 유독 ‘신당 창당’ 여부에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일축하는 배경에는 그가 여전히 새 정치를 표방할 만한 명확한 ‘당의 이념’이나 ‘인물’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구체적 창당 논의 하지 않고 있어…어려움 겪고 있는 건 아냐"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2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이 기정사실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는 것은 그만큼 뚜렷한 당의 정치적 방향성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교수는 “정치 입문 당시 안 의원은 ‘중도적 보수’ 성향이 짙었다”면서 “그런데 최근 안 의원이 ‘내일’에 대표적인 진보 인사들을 영입, 손잡는 인상을 풍기면서 이념적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실제로 안 의원의 과거 지지자들 가운데 안 의원의 최근 행보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안 의원 입장에서는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 지향점이 필요한데 쉽사리 그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여기에 새로운 당에 걸맞는 인재가 부재한 것도 한 이유일 것”이라며 “안 의원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높은데 이를 충족하려면 섣불리 창당 의사를 밝히지 못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아직 창당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만약 안 의원이 ‘신당을 만들겠다’고 공표하면 자칫 정치철새들이 꼬여 판을 흐릴 수 있다”며 “이는 과거 사례에서도 늘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새로운 당의 이념이나 인물 등 구체적인 로드맵이 준비되지 않는 한, 안 의원은 계속해서 함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 측 공보를 담당하고 있는 금태섭 변호사는 “최근 관계자들 간 모임을 가진 것은 맞지만, ‘신당 창당’과 관련해 특별한 논의를 했거나 계획을 모색한 것은 없다”면서 “일부 과거 지지자 분들 중 현재 안 의원의 행보에 이견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가시적인 갈등이 노출됐던 적도 없을뿐더러 인재 영입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창당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일각에서 안 의원이 진보 쪽으로 가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꼭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 안 의원의 경우, 다양한 분들의 생각을 듣고, 그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선책을 찾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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