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이 내려앉은 처참한 모습의 방화대교 남단 연결램프 공사 사고 현장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방화대교 붕괴’ 사고는 30일 방화대교 남단 인근 접속도로 공사현장에서 도로 철제 상판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 10분께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철제 상판이 7m 높이에서 무너져 중국동포 등 중국 국적의 근로자 3명이 매몰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콘크리트 타설 도중 상판이 기울면서 위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이 콘크리트 타설기가 추락한 뒤 떨어진 상판에 깔렸다.
사고 현장에는 길이 47m, 높이 10.9m, 190톤 무게의 교각 구간의 철제 상판은 방화대교 아래 누워있었다. 특히 사고가 난 방화대교는 지형이 매우 낮고 좁아 구조 작업을 위한 기계가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열차 두량 가량 크기의 상판 무게가 무거워 크레인 등으로 들어 올릴 수 없자 아래쪽 지면을 파내 시신을 수습했다. 119대원 등 50여명의 인력이 삽 등을 통해 수작업으로 진행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근로자 4명이 있었으며 최 모씨와 허 모씨가 무너진 도로와 중장비에 깔려 숨졌고, 김 모씨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 모씨는 다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중국 국적의 근로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대한 수습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시공사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과실 유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고가 난 도로는 공사 중인 도로여서 현재 인근도로 교통상황에는 영향이 없다. 또 방화대교 안전에도 이상이 없는 상태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당혹스러운' 서울시, 이번 사고도 노량진사고처럼 책임감리제로 시행 중
서울시는 최근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에 이어 또 다시 인명 사고가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공사도 노량진 공사현장과 마찬가지로 시가 발주하고, 책임감리제로 시행 중이었다. 또 다시 발생한 인명사고에 관리소홀 등 책임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와 감리사 및 시공사 간에 보상문제 등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잇따를 전망이다.
이에 서울시는 노량진 배수지 수몰 참사에 이어 보름만에 또 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하자 내부적으로 책임감리제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서울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대책회의 열고 부상자 치료와 사망자 장례, 보상 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외교부와 주한중국대사관 등에 희생자 가족들의 입국 요청을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국제협력과를 통해 외교통상부에 유가족들의 비자발급신청을 요청했다. 또 장례 지원 및 보상 문제 등에 대해선 향후 유가족들과 협의해 결정키로 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그동안 ‘시민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던 박원순 시장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를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거센 공격이 예상된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여름휴가 일정도 사태 수습 전까지 잠정보류 상태다.
'침통한' 박원순 사고발생 2시간 만에 현장…'저격수' 김성태와 대면
박 시장은 이날 방화대교 공사현장 상판 붕괴 사고소식을 보고 받은 뒤 침통한 표정이었다. 이날 오후 2시 청사에서 ‘550명의 청춘, 서울시를 경험하다’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던 중간에 단상에 올라 “서울시에 큰 사고가 있어서 같이 할 수 없게 됐다”며 양해를 구한 뒤 서둘러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박 시장은 보름전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 당시 현장에 5시간 만에 나타난 것을 두고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양복 상의를 벗고 파란색 점퍼로 갈아입은 박 시장은 오후 3시 15분께 사고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을 둘러보는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그는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연이은 사고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일단 매몰자가 계시기 때문에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아직 사고 현장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습하고 모든 대책을 수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5분가량 현장을 지켜본 뒤 자리를 떴다. 사고수습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사고 관련 보고도 사고지점과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진행했다.
특히 사고현장을 둘러보는 박 시장 옆에는 해당 지역구(강서을)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자리했다. 김 의원은 최근 박 시장을 향해 “서울시는 ‘박원순 공화국’”, “독단-전횡이 판치고 있다”, “시민을 농락하는 행태가 가증스럽기까지하다”는 등 ‘박원순 저격수’를 자처해 왔다. 김 의원은 이날도 “서울시가 주관하는 공사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서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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