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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쩨한' 민주당, 이젠 방송 편성까지 간섭?


입력 2013.08.05 12:04 수정 2013.08.05 12:10        조소영 기자 / 백지현 기자 / 김수정 기자

국정원 기관보고 지상파 3사 생중계 안한다고 '트집'

국정원 국조특위 여야 간사인 권성동, 정청래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지상파 3사에 국정원 기관보고 생중계를 요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민주당이 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국정원) 기관보고를 지상파 3사(SBS, KBS, MBC)가 생중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산시켰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야당 측 간사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10시 30분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간사 간) 국정원 기관보고 방송 생중계가 전제됐으나 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국정원 국조가) 진행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법무부와 경찰청 기관보고를 할 때 방송사가 녹화해 무편집으로 방송했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안한다고 한다”며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음모와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KBS와 MBC를 겨냥해 “KBS는 수신료 인상을 위해 새누리당과 청와대, 현 정권의 권력 눈치보기를 한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MBC도 정수장학회의 실질적 지배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보기로 국민 알권리를 내팽겨친 채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여당 측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간사와 (앞서 국조 정상화를) 합의할 때 지상파 3사, YTN, 국회방송까지 5개 방송사가 생중계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렇게 생중계도 못하겠다, 녹화방송도 못하겠다는 것은 권력 개입이 있지 않고는 결정할 수 없는 몰상식한 판단”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오전 8시 30분 국회 행정실로부터 3사 방송사가 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연락해왔으며, 그 이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밤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규명해 볼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생중계를 준비했던 YTN측과 정 의원 간 욕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YTN측이 “우리는 X같은 방송사냐. (생중계) 1분 전에 이런 식으로 (중단)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자 정 의원은 “왜 욕설이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정 의원과 함께 있던 김현 의원이 “협조 좀 해달라”고 하면서 일단락됐다.

방송 편성권은 방송사 고유권한인데...

아울러 정 의원의 기자회견을 두고 방송사의 고유권한인 방송 편성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정원 국조의 방송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아닌 애초부터 방송사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는 얘기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지상파 3사 편성권은 물론 방송국에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민 눈높이에서 상식적으로 볼 때 중요한 국정원 기관보고를 생중계 또는 녹화방송도 할 수 없다고 버티는 지상파 3사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밤새 국정원 방해책동이 없다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지 않나. 이런 상태에서 국정원 기관보고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정원 기관보고에 앞서 실시된 법무부·경찰청 기관보고와 관련, “지상파 3사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녹화방송을 했었다”고 언급하면서 “국정원 기관보고(를 공개하는) 1시간이 법무부·경찰청보다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건가. 앞뒤가 맞지 않는 판단이자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10시 국조장에서 만난 권·정 의원은 이 문제를 두고 다소 이견을 보였다.

정 의원은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국조를 고육지책으로 1시간 공개로 하자고 했는데 이게 생중계 진행이 되지 않느냐”며 “특위위원들도 나를 원망하고 있다. 간사 간 어렵게 합의된 것인데 이렇게 돼 (국정원 기관보고가) 시작할 수 없는 사태가 황당하고,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권력이 개입하지 않으면 이럴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방송사의 편성권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알권리가 더 중요한 게 아닌가. 1시간만이라도 중계하자는 것은 (국조 정상화의) 전제조건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의도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농락당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 “간사 간 합의에서 정 의원이 기조발언을 넣자고 해 중계방송이 되지 않겠느냐, 각 당의 입장을 전파하는데 유용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방송의 중계여부까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공중파는 중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있지만, YTN과 국회방송은 중계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언론이라는 게 공중파 3사만 있는 게 아니라 라디오, 인터넷도 있다”며 “공중파 3사가 중계한다고 해도 관심이 있는 국민만 지켜보고, 관심 없는 국민은 10개 방송이 중계를 해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이렇게 될 경우) 방송 3사의 편성권을 침해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오히려 우리가 비난받을 소지가 있다”며 “민주당에선 아쉬울 수 있지만, 그 부분 때문에 국조를 안한다고 하면 오히려 국회가 집중포화를 받을 것이며, 이런 (일로 국조가 되지 않은) 전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 의원은 정 의원이 새누리당과 청와대 등이 지상파 3사에 압력을 넣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과 관련, “대명천지에 여당이 방송을 좌지우지 할 수 있겠는가”라며 “여당이 뭐가 두려워 로비를 하겠는가. 오히려 방송3사에서 듣는다면 자존심 상할 문제고, 다른 방송사 입장에서도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다. 이에 대해선 민주당도 공격당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권·정 의원은 이날 10시 40분께 국회 정론관에서 함께 브리핑을 갖고 지상파 3사의 국정원 기관보고 중계를 요청했다. 아울러 여야는 오후 2시 국조를 재개하기로 했으며, 중계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도 이 시간에 국조를 열기로 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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