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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실타래’ 루니 방황, 가가와 때문?


입력 2013.08.13 09:34 수정 2013.08.13 10:0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마저 가가와 신지에 내줘야 할 상황

모든 면에서 루니가 앞서..모예스 감독 시행착오 되풀이?

루니가 맨유 구단에 바라는 것은 명예회복이다. ⓒ 맨유 TV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박지성(33)에 이어 웨인 루니(28)마저 홀대하고 있다.

박지성과 루니는 맨유의 엔도르핀이었다. 강인한 체력과 활력 있는 플레이를 바탕으로 공수에 크게 기여했다. 그럼에도 업적에 비해 저평가 받았다.

특히, 루니는 베르바토프와 판 페르시 등 굵직한 스트라이커가 영입될 때마다 포지션을 내줘야 했다. 이젠 제2의 포지션인 섀도 공격수마저 가가와 신지에게 빼앗길 처지다.

맨유 신임 모예스 감독과 루니의 꼬인 실타래는 여기서부터 풀어야 한다. 사실 루니에게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국 복수의 언론도 “루니는 현재 프리미어리그(EPL) 톱에 해당하는 주급 25만 파운드(약 4억 3000여만 원)를 받고 있다”며 루니와 맨유의 알력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님을 시사했다.

루니가 맨유 구단에 바라는 것은 명예회복이다. 루니는 최근 모예스 감독의 무심한 발언에 큰 상처를 입었다. 모예스 감독은 지난달 영국 일간지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루니 활용법’을 밝혔다. 당시 모예스는 “(루니를 향해) 이제부터 부동의 선발이 아니다. 내 관점에서 평가하면 판 페르시 백업요원”이라고 말했다.

미러는 모예스 발언을 토대로 올 시즌 맨유 선발 공격수에 판 페르시가 최전방, 가가와 신지가 섀도 스트라이커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굴러온 돌’ 가가와 신지와 판 페르시의 맹렬한 기세, 이들 편에 선 모예스 감독, 루니 입장에서는 서운할 만하다.

사실 판 페르시와 루니의 공존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난 시즌 후반기 판 페르시가 최전방 공격수로, 루니가 섀도 공격수로 나선 경기에서 맨유는 막강 화력을 과시한 바 있다. 당시 판 페르시도 “루니와 호흡이 잘 맞는다. 그의 패스는 환상적”이라고 극찬했다. 함께 나서려면 루니가 섀도우 스트라이커 자리를 사수해야 한다.

루니의 영역을 침범한 가가와 신지는 정작 중앙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 지난 시즌 EPL의 거친 몸싸움에 밀려 애를 먹었다. 뒤늦게 맨유 수석코치 마이크 펠란 주도하에 가가와 신지를 ‘측면 미드필더’로 돌렸다. 맨유 신임 모예스 감독은 이런 시행착오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마이크 펠란 코치가 경질된 가운데 모예스 감독의 주관적 선수기용은 화를 되풀이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가와 신지는 중앙 포지션과 어울리지 않는다. 공격 재능은 훌륭하지만 안정감이 떨어진다. 부족하다. 수비 공헌도가 거의 없다. 반면, 루니는 풍부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 기여도가 높다. 루니가 가가와 신지에게 섀도 포지션을 넘겨줘야 할 필요가 전혀 없는 이유다.

박지성이 맨유를 떠날 때 가장 아쉬워한 ‘맨유 전설’ 게리 네빌은 최근 루니에 대해서도 진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최근 영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맨유가 방황하는 루니를 잡아주지 않는다면, 결국 훗날엔 양측 모두 후회할 것”이라며 모예스 감독이 루니를 다독여주길 바랐다.

우직한 소를 잃은 뒤 외양간을 고쳐봐야 소용 없다는 격언이 엄습한 요즘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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