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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 깬 GK 김승규…번뜩이는 동물 반사신경


입력 2013.08.15 08:25 수정 2013.08.15 10:14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수 차례 위협적 장면에서 잇따른 선방

향후 정성룡과 대표팀 수문장 선의의 경쟁

김승규의 등장은 정성룡마저 긴장시키고 있다. ⓒ 연합뉴스

비록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지만 쓸만한 골키퍼 한 명을 발굴한 것은 큰 수확이다.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승규(울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날 한국은 15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등 90분 내내 상대를 압박했지만 또 다시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하지만 무실점으로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전 수문장 정성룡(수원)을 대신 골문을 지킨 김승규의 활약 덕분이었다.

김승규는 홍명보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전반 종료 직전 요시마르 요툰의 날카로운 드롭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으며, 후반 39분 클라우디오 피사로의 강력한 슈팅을 왼손으로 쳐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수비 리딩 역시 돋보였다.

이만하면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홍명보 감독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깜짝 선발 출전하며 멋진 선방을 펼친 김승규에 대해 "능력은 알고 있었다. 그동안 부상 때문에 선발하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 멋진 세이브를 비롯해 좋은 활약을 했다"고 칭찬했다.

사실 골키퍼 포지션도 경쟁자가 필요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이후 정성룡의 입지는 요지부동이었다. 속된 말로 '철밥통'과 다름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골키퍼 김승규를 실험해야 한다는 국내 축구팬들의 여론이 상당수 존재했다. 김승규는 올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16실점만 허용하며 0.84골의 경기당 실점률을 기록했다. 이는 K리그 골키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김승규는 지난해 소속팀 울산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으로 활약할 만큼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반면 정성룡의 기량은 다소 정체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어려운 슈팅을 막아낼 수 있는 슈퍼세이브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골키퍼에게 중요한 능력은 안정감을 꼽을 수 있다. 안정감에 있어서는 정성룡을 따라갈 골키퍼가 없다. 그러나 특유의 순발력과 반사신경을 이용해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슈팅을 막아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골과 직결되는 포지션인 만큼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구할 수 있는 선방을 연출할 경우 경기 흐름을 반전시키거나 승점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김승규의 맹활약으로 새로운 경쟁 구도가 그려지게 됐다. 선의의 경쟁은 향후 대표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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