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농락’ 김보경 프리미어리거 새 간판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3.08.26 08:39  수정 2013.08.26 08:53

맨시티전 폭풍 드리블로 동점골 기여

한국 EPL파 주춤한 가운데 활약 돋보여

카디프시티 김보경은 ‘대어’ 맨체스터 시티를 잡는 일에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게티이미지

국내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EPL에서 코리안리거들의 활약상을 보기가 참 어려워진 요즘이다.

박지성은 네덜란드로 떠났고, 이청용은 2부리그에 갇혀있다. 기성용과 지동원은 벤치 신세다. 박주영은 그라운드에서 실종된 지 오래다.

하지만 한 줄기 희망이 보이고 있다. 김보경(24·카디프시티)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카디프시티를 1부리그로 승격시키며 당당히 프리미어리거로 신분 상승한 김보경은 올 시즌에도 팀의 주축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김보경은 올 시즌 리그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고 있다. 유럽파들 입지가 좁은 현재, EPL에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간판은 김보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잡는 일에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

카디프시티는 26일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맨시티를 3-2로 꺾으며 반란을 일으켰다. 개막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0-2 완패한 카디프 시티는 1962년 이후 1부 리그에서 첫 승과 첫 골을 올리는 감격도 누렸다.

맨시티는 에딘 제코, 다비드 실바, 세르히오 아구에로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한 팀이다. 주력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출장한 가운데도 카디프의 패기는 흔들림이 없었다.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 맹활약한 김보경의 공헌도 빼놓을 수 없다.

대역전극의 시발점은 김보경 발끝에서 시작됐다. 제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후반 15분, 김보경은 페널티박스 우측면에서 폭풍 같은 드리블로 맨시티 수비수들을 거푸 따돌리며 과감하게 크로스를 연결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프레이저 캠벨이 김보경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조 하트 선방에 막혀 어시스트는 날아갔다. 뒤이어 침투한 아론 군나르손이 리바운드 볼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으며 결국 동점골을 터뜨렸다. 사실상 김보경과 캠벨의 합작골.

기세가 오른 카디프시티는 후반 33분과 41분, 두 번의 코너킥 상황에서 캠벨이 헤딩으로 연속골을 넣으며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다급해진 맨시티는 후반 46분 네그레도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사력을 다해 버틴 카디프시티 수비를 뚫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김보경은 이 경기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한 돌파력과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는 과거 박지성의 맨유 시절 초창기 향수를 일깨웠다.

김보경은 27일 발표되는 아이티-크로아티아(이상 9월)와의 A매치 2연전을 앞둔 홍명보호 3기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측면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 가능한 김보경은 대표팀에서 손흥민, 이근호, 윤일록, 구자철 등 쟁쟁한 멤버들과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분데스리거들 활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프리미어리거들 위상에 근심걱정이 많았던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김보경의 성장과 적응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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