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북한에 시리아와 무기 거래하는 조직 있다


입력 2013.08.31 09:44 수정 2013.08.31 09:49        목용재 기자

제2경제위원회·인민무력부 소속 무역회사…“거래 품목 위장”

파나마에 억류된 북한 선박 '청천강호'가 실은 전투기 등 무기는 쿠바 반송품이 아니라 실제 북한이 쓰려던 물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연합뉴스
최근 시리아 정부군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를 북한이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의 ‘조선삼광무역회사’와 ‘조선모란총회사’가 중동의 여러 국가와 대규모 무기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유와 외화 벌이 등을 위해 벌이고 있는 비공식 대규모 무기거래를 북한 제2경제위원회(군수산업)와 인민무력부 산하의 사업체가 도맡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남북민간경협센터의 ‘북한무역업체’ 자료에 따르면 조선삼광무역회사는 텔레비전 수상기, 컴퓨터, 녹음기, 녹화기, 전자부품 등을 수출하고 텔레비전 수상기 및 부속자재, 인쇄기, 직접회로를 수입하고 있다. 또한 ‘조선모란총회사’는 전기제품, 부엌세간, 술, 담배, 식료품 등을 수입하는 회사다.

하지만 인민군 상좌 출신인 최주활 탈북자동지회 회장에 따르면 조선삼광무역회사와 조선모란총회사는 각각 북한 제2경제위원회와 인민무력부 대외기술총국 소속의 사업체로 중동 등의 여러 나라와 대규모 무기 거래를 주도하는 북한 대외 무기거래의 ‘양대 산맥’이다.

중동 국가들과의 무기거래를 은폐하려 개인회사의 명의로 사업을 하고 외화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증언이다. 무기거래가 국제사회에 적발돼도 북한 당국이 발뺌할 수 있도록 자본주의 사회의 사업체처럼 위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주활 회장은 “북한에서 중동 등의 나라와 대규모 비공개 무기거래를 할 때 삼광무역회사와 모란상사가 나서고 있다”면서 “인민무력부나 북한 제2경제위원회 산하의 다른 여러 무역회사들도 소규모 무기거래를 하지만 삼광무역회사와 모란상사는 대규모의 비공개 무기거래를 주도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삼광무역회사와 모란총회사는 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화학무기)나 미사일, 방사포 등을 중동에 수출해서 원유나 외화를 획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더불어 무기수리 기술자를 협력관계에 있는 중동 국가에 파견해 외화를 벌어들이기도 한다.

최 회장은 “과거 리비아 카다피 정권 때 모란회사 이름으로 무기 기술자 70여명이 파견돼서 소련제 항공기·탱크들을 수리하고 원유를 제공 받은 적이 있다”면서 “현지에서 수리가 힘들면 북한으로 가져가 수리해 돌려주거나 이런 사례도 있었다. 최근 파나마에서 억류된 청천강호도 그와 유사한 사례였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더불어 북한이 개인 회사의 명의로 중동 등의 국가와 무기거래를 할 때 4~5명으로 구성된 무기거래 팀이 파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은 “4~5명으로 구성된 무기거래 팀은 일반 무역선으로 위장된 선박에 함께 탑승해 현지에 도착하면 무기를 거래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면서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일반 선원들은 그들의 정체를 모른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현지에서도 개인 사업자들이 북한제 무기를 받아 현지 정부에 넘기는 중계업을 한다”면서 “이 거래가 적발되는 경우를 대비해 자살을 하거나 관련 물품의 흔적을 없애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북한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커넥션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70년대 화학무기 생산을 모두 마쳤다”면서 “고위군 간부들 사이에서 시리아에 화학무기를 대주고 있다는 정보가 계속 흘러 나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의 무기거래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와 압박의 강도가 심해지고 있어 무기거래를 주도하는 삼광무역회사와 모란총회사가 이름을 바꾸고 현재는 다른 이름으로 무기거래를 계속하고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삼광무역과 모란회사의 거래 품목은 위장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의 기업체들은 상호를 수시로 바꾸면서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비하기 때문에 이 사업체들이 이름을 바꾸어 활동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목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