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했던 통진당, 민주당 의총 앞서 호소문 전달

'거리두기' 민주당, 유인물 받지 않거나 대부분 읽지도 않아

민주당이 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내란예비음모’ 혐의로 검찰의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 여부를 논의 중이다. 특히 이날 의원총회 회의장 앞에는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와 같은 당 김재연 의원이 등장, 회의에 참가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체포동의안 처리를 반대하는 호소문을 직접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이날 “내란음모가 아니라 사상검증 마녀사냥입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준비,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 상당수는 유인물을 받거나 간단한 인사도 건넸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를 받지 않고 들어가거나 대부분 유인물을 읽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두 사람의 호소에도 눈도 마주치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회의 전까지 굴하지 않고, 의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호소문 전달에 집중하는 등 통진당의 절박한 심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민주당 의원총회장 앞에서 통합진보당 김미희, 김재연 의원이 의총장으로 들어가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막아 달라는 호소문을 전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들은 이날 호소문에서 이 의원의 혐의를 전면 부인, 국정원을 향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통진당은 해당 호소문에서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과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까지 모두 왜곡 날조한 조작사건이었고, 무죄로 밝혀졌다”며 “지난 대선에 개입, 댓글을 조작하고 남북정상회담 발언도 NLL포기로 왜곡조작한 국정원이다. 이런 국정원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호소문은 또 “국정원이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살포한 녹취록 그 어디에도 이 의원이 총기를 준비하고 주요 시설을 타격하라며 내란음모를 지시했다는 발언은 없다”며 “실체적 진실과 내란음모를 둘러싼 법리 공방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이 연일 체포동의안 처리를 운운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마녀사냥”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금 필요한 것은 종북 마녀사냥에 편승한 여론재판이 아니다”라며 “실체적 진실과 엄격한 법적 근거에 기초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해당 안건과 관련,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오늘 국회에 임하겠다”며 “민주당은 대한민국과 민주주의 가치, 국민 상식에 입각해 당의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어떤 세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상대가 국정원이든, 대한민국 부정세력이든 두려움 없이 맞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지켜낼 것”이라고 전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국정원 발 공안사건의 진위가 무엇이든 사건은 사건이고 개혁은 개혁이다”라며 “헌법정신을 지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고 신념이며 이를 부정하는 세력을 민주당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