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고문’ 가가와 신지…오르지 못할 맨유였나
시즌 개막 후 3라운드까지 벤치 신세 고정
신예 등장에 펠라이니까지 영입, 입지 흔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가가와 신지(24)가 올 시즌 사실상 투명인간으로 전락하자, 일본 언론과 팬들이 절망 속 비탄에 빠졌다.
가가와는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3라운드까지 진행됐지만, 아직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그러자 ‘축구채널’ 소속 나이토 히데아키 평론가(이하 나이토)는 최근 올린 칼럼에서 절망적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나이토는 ‘느림보 시즌이 된 가가와 신지’ 제목의 글에서 “가가와가 맨유에서 쫓는 입장인 동시에 쫓기는 존재가 됐다”고 우려했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잉글랜드의 미래’ 윌프레드 자하(20)와 제시 린가드(20)의 뚜렷한 존재감이다.
자하는 코트디부아르 출신 잉글랜드 국가대표다. 지난해 19살의 나이에 대표팀에 소집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나이토는 자하에 대해 “발재간은 옵션, 빛나는 순발력이 진짜 무기”라며 “순간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박자 빠른 크로스를 올리며 좌우날개 모두 가능하다. 올 시즌 모예스 감독이 기회를 몰아줄 것이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유망주 제시 린가드는 가가와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가가와에게 부족한 킥력과 피지컬을 갖췄다는 평가다. 나이토는 린가드에 대해서도 “신장은 170cm 전후지만, 몸통이 단단해 육중한 선수와 부딪쳐도 동요하지 않는다. 게다가 린가드는 (가가와에게 부족한) 파워 슈팅까지 보유했다”고 부러워했다.
공교롭게도 나이토가 언급한 자하와 린가드는 영국 홈그라운드 선수들이다. 반면, 가가와는 영국에서 여전히 생소한 극동 아시아 출신이다. 일본 축구 평론가들 사이에서 서운한 목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나이토는 가가와의 현실을 냉정히 진단했다. “애초부터 맨유에서 부동의 주전은 불가능했다”면서 “루니, 영, 나니 등 정상급 선수가 북적거리고 맨유 유스 출신 선수들의 급성장이 가가와 목을 옥죈다. ‘젊은 피 맨유’를 선언한 모예스 감독의 축구 철학 아래, 24살 가가와는 쫓는 입장인 동시에 쫓기는 존재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외쳤다.
사실 가가와를 향해 쓴 소리 하는 일본 평론가는 드물다. 기존 축구해설위원은 아무래도 스폰서 및 방송 중계 영향을 받다 보니 가가와를 띄우는 논조가 대부분이다. 가가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암묵적 룰 아래 삭히는 편이다.
나이토는 이 같은 암묵적 룰을 깬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이토 조차 진짜 속내일지도 모르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는 격언은 하지 못했다.
맨유 모예스 감독은 “조만간 가가와를 기용하겠다”고 말했지만, 기약이 없어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더구나 에버튼 감독 시절 모예스의 양아들 마루앙 펠라이니(26)가 맨유에 입성했다.
‘중원 지배자’ 펠리아니의 맨유 입단, 기존 맨유 슈퍼스타들의 건재, 여기에 맨유 유스 급성장까지 더해지면 가가와로선 중앙·좌우측면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 그렇다고 맨유의 ‘취약 포지션’인 골키퍼로 전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몇 해 전 팀의 중추적 역할을 맡았던 박지성이 더욱 대단해보이는 이유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