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 통과되자 통진당원들 "XX들" 욕설
<현장>본청앞서 시위 기자 경찰 향해서도 "꺼져버려"
이석기 등장하자 이름 연호하며 일부는 흐느끼기도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4일 통과되자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피켓시위’를 하던 약 300명의 통진당 당원 중 일부가 욕설을 쏟아내는 등 전운이 감돌았다.
이들은 이날 본회의가 열리기 전인 2시20분부터 잔디밭에 모여 앉아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에 반발하며 본회의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이날 본회의 무기명 투표결과 재석의원 289명 중 찬성 258표, 반대 14표, 기권 11표, 무효 6표로 압도적으로 이 위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자 본청을 향해 욕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부는 “야 이 미친 XXX들아”라고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기자와 경찰들을 향해서도 “XX들아 꺼져버리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이들은 본회의 이후 이석기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의원회관으로 돌아가자 그의 뒤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취재진들과 한차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통진당 의원들은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이후 또다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들과 함께 결의를 다졌다.
이석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대한민국은 유신시대로 회귀했다. 국정원의 정치가 시작된 것”이라며 “오늘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계가 멈췄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왜 내란음모를 하느냐, 내 조국은 여기”라며 “거짓이 진실을 이기는 역사는 없다. 국가권력이 아무리 강해도 국민을 이기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한국의 민주주의는 죽어가고 있다. 유신의 부활이 아니라 국정원의 공화국이 돼버렸다”며 “여왕통치가 예상된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나는 국민을 믿고 진실을 확신한다”며 “내일의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의원의 연설을 바라보던 당원들은 일제히 “이석기! 이석기!”라고 연호하는가 하면 이 의원의 뒤에 앉아있던 일부 여자 당원들은 흐느끼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이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국회 의원회관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일일이 당원들에게 악수를 건네는가 하면 “사랑한다” “오랜만이다” “고맙다”며 시종일관 미소를 보였다. 그는 또 당원들을 바라보며 종종 한손을 번쩍 들어올리기도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
아울러 이날 이 의원의 발언에 앞서 오병윤 통진당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국회는 오늘 부끄러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며 “이 땅에 정치는 사라지고 오직 국정원의 음모와 조작만이 존재할 뿐”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또 “통진당은 언제나 진실이 이긴다는 신념 하나로 조국의 화해와 협력, 평화통일 의 선봉에 서서 싸워왔다”며 “결코 흔들리지 않고, 신념과 용기를 잃지 않고, 반드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살려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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