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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위 1.5군’ 아이티 수준 탓하기보다..


입력 2013.09.06 08:09 수정 2013.09.06 08:1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생소한 약체 아이티와 6일 평가전

상대 전력 떠나 홍명보호 스스로 성과 거둬야

아이티전은 홍명보호 출범 이후 유럽파들이 처음으로 소집된, 말 그대로 최정예 멤버들이 출격한다. ⓒ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북중미 복병 아이티와 평가전을 치른다.

북중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FIFA랭킹 78위로 한국(56위)보다 18계단이나 뒤졌고, 상대해 본 적 없는 생소한 팀이다. 팬들은 축구보다는 2010년 대지진 참사와 빈국이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그렇다 보니 아이티와의 평가전 확정 소식이 알려졌을 때 부정적인 반응이 대세였다.

일부 팬들은 "일본이 컨페드컵부터 브라질-이탈리아-멕시코-우루과이 같은 대륙별 강자들과 정면 대결하는 마당에 아이티가 웬말이냐“면서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홍명보호가 출범 이후 4경기 무승과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들어 "승리 제물이 필요했으면 차라리 네팔이나 방글라데시를 섭외하지 그랬냐"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분명 아이티는 세계축구에서 인정받는 강호와는 거리가 멀다. 2014 브라질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이번 대표팀도 사실상 1.5군에 가까운 전력이다. 당초 예정됐던 이란과의 평가전이 상대의 일방적인 취소로 무산, 부랴부랴 대체자를 구하다보니 그나마 닿은 게 아이티였다.

그러나 아이티가 호락호락한 상대만은 아니다. 지난 6월 손꼽히는 세계적인 강호인 스페인(1-2), 이탈리아(2-2)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상대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도 감안해야 하지만, 아이티가 마냥 얕잡아 볼 만한 팀이 아닌 것도 분명하다.

약체라고해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결과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홍명보호는 지난 4경기에서 비교적 좋은 내용에 비해 결과는 따라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대표팀 감독이 취임한 뒤 선수들을 점검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아이티전은 홍명보호 출범 이후 유럽파들이 처음으로 소집된, 말 그대로 최정예 멤버들이 출격한다. 평가전이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 단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목표치와 완성도라는 것이 있다.

약체라고 자칫 얕잡아보다가 망신이라도 당할 경우, 지난 경기에서의 아쉬움이 누적돼 대표팀 행보에 외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어차피 예정된 평가전이라면 상대 수준을 논하기보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플레이를 얼마나 완성도 있게 수행하느냐는 절대평가가 더 중요하다.

홍명보호 3기의 진정한 시험무대는 아이티전보다 4일 뒤 열리는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 두 경기를 따로 놓고 생각한다기보다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하다. 약팀든 강팀이든 평가전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는 스스로 찾아내야할 부분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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