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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제로톱’ 첫 실험…옵션 이상


입력 2013.09.07 00:59 수정 2013.09.11 09:44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기자

지동원 컨디션 안 좋아 전반에만 기용

이근호 뺀 뒤 구자철-김보경으로 공격진 꾸려

홍명보 감독.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나는 '제로톱'을 잘 모른다. '제로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평소 '제로톱'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지동원(선덜랜드)이나 다른 원톱형 공격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로톱'을 굳이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아이티와 평가전에서 '제로톱'을 실험했다. 물론 시간은 짧았지만 분명 홍 감독의 머릿속에는 '제로톱'이 들어있는 듯 보였다.

선발 라인업은 지동원 '원톱'이었다. 지동원을 앞에 세우고 이근호(상주 상무)를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이어 좌우 날개에는 손흥민(레버쿠젠)과 고요한(FC 서울)이 섰다.

그러나 지동원의 몸놀림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아무래도 소속팀인 선덜랜드에서 충분한 출전 시간을 갖지 못하다보니 경기 감각이 다소 무뎌보였다. 전반 초반 쓰러지면서 슈팅을 날리는 집중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원톱 공격수로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만큼은 분명했다.

이에 홍 감독은 지동원을 빼고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내보냈다.

그나마 지동원보다 몸 상태가 좋은 이근호를 위로 올리고 구자철에게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맡긴 것이다. 하지만 이근호도 그리 좋은 몸 상태는 아니었다.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넣고 손흥민에게 추가골을 밀어주는 어시스트를 올리기도 했지만 이근호는 쉐도우나 원톱이나 썩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결국, 홍 감독은 이근호를 빼고 김보경(카디프 시티)을 교체로 출격시켰다. 원톱형 스트라이커가 없는 공격진을 보게 된 것이다. 구자철이나 김보경 모두 원톱형 스트라이커와는 겨리가 멀다. 구자철이 득점력이 있긴 하지만 스트라이커가 아닌 '미들라이커'에 가깝고 김보경 역시 날개나 처진 공격수에 가깝다.

오히려 구자철과 김보경이 동시에 기용됐을 때 공격력이 훨씬 좋아보였다.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기록한 구자철과 함께 김보경 모두 상대 골문을 겨냥하며 득점을 노렸다. 비록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동원이나 이근호가 있었을 때보다 나쁘진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아직까지 완벽하게 제로톱 전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느슨한 경기에서 한 번 시도해본 것이다. 하나의 옵션 정도로 보고 경기를 치렀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잘 모른다고 했다가 이제는 홍 감독의 머릿속에 '옵션 전술'로까지 자리했다. 물론 홍명보 감독은 "계속 경기를 치러봐야 하고 내년에 또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옵션으로 남겨놓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박주영(아스날)과 지동원(선덜랜드),조동건(수원 삼성) 등 원톱형 스트라이커가 계속 제 몫을 해주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홍명보 감독의 제로톱이 브라질월드컵에서 옵션 정도가 아닌 하나의 대표적인 전술로 자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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