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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보여준 유럽파’ 경쟁서 한발 앞서가다


입력 2013.09.07 09:23 수정 2013.09.07 09:27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기자

손흥민 풀타임 뛰며 2골..구자철·이청용도 눈도장

고요한·이근호 등 국내파 부진..지동원도 실망

이청용(왼쪽부터), 손흥민, 구자철 등 유럽파는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국내파'와 '유럽파'가 아닌 '국내에서 뛰는 선수'와 '외국(또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로 불러달라고 했지만, 역시 클래스에는 차이가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이티와 평가전에서 손흥민(바이어 레버쿠젠)의 멀티골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의 페널티킥 유도 2개 등을 엮어 4-1 대승을 이끌었다.

주심 등 심판진의 다소 논란거리가 있는 판정이 있긴 했지만 손흥민의 활약은 분명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한 수 위였고 유럽에서 뛰는 다른 선수들 역시 경쟁 구도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을 소집하면서 경쟁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라고 무조건 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시차 적응 같은 것은 배려해줄 수 있어도 다른 것만큼은 똑같이 대우하겠다고 선언했다.

선발 라인업만 보더라도 홍명보 감독의 의중을 읽을 수 있었다. 원톱 지동원(선덜랜드)과 왼쪽 날개 손흥민은 이미 내정돼 있었지만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와 오른쪽 날개는 경합 중인 자리였다. 홍명보 감독은 선발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나 김보경(카디프 시티)이 아닌 이근호(상주 상무), 이청용 대신 고요한(FC 서울)을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은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 이근호는 지동원의 뒤를 지원했지만 삐걱거렸고 고요한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근호의 활약이 미미했던 것은 지동원의 활약이 나쁜 탓이기도 했지만 지동원이 빠진 후반 역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근호가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신고하고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하긴 했지만 인상적인 장면은 아니었다.

이에 비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선발이나 교체나 대부분 제몫을 했다. 2골을 넣은 손흥민은 말할 것도 없고 구자철과 이청용은 교체되자마자 '클래스'를 입증했다.

구자철과 이청용이 들어오면서 부진했던 공격에 활력이 살아났다. 이청용은 2개의 페널티킥을 유도했는데 모두 한 박자 빠른 돌파와 개인기에 의한 것이었다. 이 가운데 이근호의 골이 만들어진 페널티킥 유도 장면은 압권. 이용(울산 현대)의 패스를 받은 이청용이 우리 진영부터 아이티 진영까지 치고 들어가 혼자서 페널티킥 파울을 유도했다.

김보경도 후반 31분이라는 다소 늦은 시간에 투입되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소속팀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뒤 대표팀에 온 것을 감안한다면 뛰는 모습은 좋았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장면에서 아쉽게 넘어지며 득점 사냥에 실패했지만 좋지 않은 발목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것이었다.

반면 유럽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지동원만 유일하게 좋지 못했다. 이런 점은 "소속팀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는 선수는 제 몫을 하기 힘들어 불러오기 힘들다"는 홍명보 감독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소속팀 선덜랜드에서도 선발로 기용되지 못해 출전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어 경기 감각이 무뎌진 것이었다.

아이티전만 놓고 본다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경쟁 구도에서 한발 앞서간 것만큼은 분명하다. 제대로 된 경쟁이 되려면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도 앞으로 훈련에서 또는 전주에서 벌어지는 크로아티아전에서 뭔가를 보여줘야만 한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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