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ML 데뷔' 구속 줄었지만 뱀직구 여전

밀워키와의 홈경기에 7회 구원등판 '0.2이닝 무실점'

전성기 시절에 비해 구속 줄었지만 볼끝은 살아있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임창용. ⓒ mlb.com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이 멀고 먼 길을 돌아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임창용은 8일(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팀이 3-4로 뒤진 7회 구원 등판했다.

3-4로 뒤지던 7회초 1사 상황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임창용은 첫 타자 할턴에게 91마일(147㎞)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투구였다. 하지만 8구째 승부 끝에 결과는 볼넷이었다.

이후에는 야쿠르트 시절 팀 동료였던 아오키 노리치카와 만났다. 아오키는 임창용의 공이 익숙한 듯 5구째 89마일 투심을 걷어 올려 좌익수 앞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만들어냈다.

임창용은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주자가 득점권에 위치한 1사 1-2루 상황에서 후속 타자 진 세구라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 아웃카운트 2개를 한꺼번에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경기 내용은 다소 불안했지만 볼끝만큼은 살아있었다. 특히 전성기 시절 160km에 육박하던 강속구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테일링 현상이 일어나는 역회전 볼, 소위 뱀직구의 구위는 그대로였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40명으로 로스터가 확대, 임창용에게도 빅리그 데뷔의 기회가 주어졌다. 앞으로 보다 좋은 내용을 선보인다면 내년 시즌 컵스의 확실한 불펜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