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내보내 고개숙인 전두환 "연희동만은..."
10일 전재국 기자회견 "미납 추징금 전액 자진 납부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가 10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일가 대표로 미납 추징금과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봉투 하나를 들고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재국 씨는 “추징금 환수 문제와 관련하여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가족 모두를 대표하여 머리를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재국 씨는 “부친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당초 대국민 사과문만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재국 씨는 주요 납부 재산 목록까지 함께 발표했다.
주요 납부 재산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 명의에 서울 연희동 자택을 비롯해, 재국 씨 명의 서초동 소재 부동산, 허브빌리지, 효선 씨, 재용 씨, 재만 씨 명의로 된 부동산 등이 포함됐다. 또 재만 씨의 장인인 이희상 동아원 회장도 275억원을 자진 납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국 씨는 “부모님이 현재 살고 계신 연희동 자택도 환수에 응하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다만 저희 자녀들은 부모님께서 반평생 거주하셨던 자택에서 여생도 사실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마친 재국 씨는 전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특별수사팀을 찾아가 납부 세부 계획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전 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후 3시35분경에는 서울중앙지검 이진한 차장검사가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중간집행 및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검사는 “지난 100일동안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을 구성해 전두환 일가 책임 재산을 추적했고 그 결과 약 900억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금일 전두환 전 대통령 측에서 미납추징금을 자진납부하기로 함에 따라 현재까지 총 1703억원 상당의 재산을 확보했다”며 “검찰은 이미 압류되거나 자진납부 의사를 밝힌 재산 목록을 토대로 미납추징금을 최대한 환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간구해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향후 이미 드러난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수사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 검사는 “증거 관계 및 책임 정도 등 여러 가지 사안들을 감안하여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2205억원이 확정된 지 16년만에 전 씨 일가의 완납 계획이 발표되자, 여론은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전 전 대통령도 추징금을 완납할지 여부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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