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개기일식?' 휘영청 NC, KIA마저 삼키나


입력 2013.09.19 08:59 수정 2013.09.19 12:3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우승후보서 어느새 8위 추락 걱정 처지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는 순위 역전 가능

김경문 감독의 NC가 선동열 감독마저 집어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 KIA 타이거즈 /연합뉴스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KIA 타이거즈에 ‘개기일식’의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KIA는 삼성과 함께 ‘2강’으로 분류,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뚜껑을 열자 기대대로 1위를 질주, 프로야구 사상 첫 V10에 대한 꿈이 부풀었다. 그러나 KIA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5월 이후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팀 성적은 8월을 기점으로 4위권에서 완전히 멀어졌고, 최근에는 한화, NC에 이어 세 번째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하지만 KIA의 위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생팀 8위 NC가 바로 턱밑까지 쫓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KIA와 NC의 격차는 불과 1.5경기. 순위가 뒤바뀐다면 그야말로 MOON(김경문 NC 감독)이 SUN(선동열 감독)을 삼키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셈이다.

역전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KIA는 9월 들어서도 승률 3할대에 그치며 깊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후반기 들어 연승은 지난 3~4일 삼성전 2연승이 유일하다. 부상자들의 잇따른 이탈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KIA다.

반면, NC는 신생팀답게 매 경기 역동적이다. 이달에도 여전히 승보다 패가 많지만(4승8패) 고무적인 것은 좀처럼 연패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5실점 이상 경기는 고작 세 차례에 불과해 마운드도 시즌 초보다 제법 안정화를 이뤘다.

사실 KIA는 8위 추락과 관계없이 올 시즌 가장 실패한 팀으로 꼽힌다. 이미 7위라는 성적표는 2약(한화, NC)을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기 때문이다. 몇 년째 리빌딩에 실패한 한화와 신생팀 NC는 개막 전부터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KIA의 예상 밖 부진의 중심에는 역시나 선동열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선 감독은 부임 당시 “불펜을 강화하고 타자들의 투지와 집중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 9회말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펼칠 것이며 소통을 통해 선수들과 교감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최종목표는 역시나 우승이었다. 하지만 지난 2년 간 선 감독은 어느 것 하나 이뤄내지 못했다.

사실 구단 측은 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최고 수준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선 감독 요청에 따라 광주 구장의 그라운드를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전면 교체했고, 올 시즌에는 몸값 거품 논란에도 FA 김주찬을 50억원이나 주고 데려왔다. 트레이드를 통해 송은범이라는 대형 투수를 영입했고, 부진한 외국인 투수 앤서니 대신 메이저리그 출신의 좌완 빌로우를 선 감독 품에 안겼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KIA 팬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경기력마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부임 당시 공언했던 집중력 지닌 야구는 실종된 지 오래며, 급기야 점수 차가 벌어지면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한다는 인상까지 주고 있다.

선동열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까지다. 하필이면 다음 시즌에는 광주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개장한다. 당연히 우승권에 근접한 뚜렷한 성적은 필수다. 그러나 내년을 바라보기도 전에 끝나지 않은 위기가 선 감독을 압박하고 있다.

휘영청 밝은 달 속에 태양이 숨어버리는 개기일식만은 면해야 그나마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는 처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