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로 망한’ 벤 존슨…25년 만에 서울서 반도핑 홍보
호주 스포츠의류 브랜드 도핑방지 프로그램 홍보 차 내한
‘약물 탄환’ 벤 존슨(52·캐나다)이 25년 만에 영욕의 땅 서울에 왔다.
벤 존슨은 호주 한 스포츠의류 브랜드의 도핑방지 프로그램 홍보를 위해 24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방문했다.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은 올림픽 사상 최악의 약물 스캔들로 남은 1988 서울 올림픽 100m 결승 경기가 펼쳐진 곳. 당시 벤 존슨은 100m 최대 라이벌이던 칼 루이스(미국)를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리고 세계신기록(9초79)을 작성하며 우승을 차지해 전 세계 스포츠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벤 존슨의 약물 복용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메달이 박탈됐고, 주인공은 하루아침에 칼 루이스로 바뀌고 말았다.
이후 25년간 ‘약물 스프린터’의 오명을 뒤집어쓴 채 살아온 벤 존슨은 이제 반도핑 홍보대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영국 런던,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일본 도쿄를 돌아 한국에서 투어를 마친 벤 존슨은 2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로 떠나 이번 프로그램을 결산할 예정이다.
한국 취재진과 만난 벤 존슨은 “IOC가 더 강력하게 약물 사용 방지에 앞장서야 한다”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약물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벤 존슨은 당시 약물 사건에 대해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해 눈길을 끈다. 그는 “칼 루이스 등 대다수 선수가 모두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나만 걸렸다. 정치적인 희생양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뿐만 아니라 “살인 등 더 큰 죄를 지은 사람들도 풀려나는데 난 25년간 약물 스프린터에 갇혀 있다”고 억울해했다. 특히 자신 대신 모든 영광을 독차지한 칼 루이스를 약물 스프린터로 직접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끈다.
한편, 이번 투어를 기획한 주최 측은 IOC에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전 세계 1000명의 서명이 담긴 플랜카드를 IOC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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