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내홍 "억울한 옥살이"vs"대의명분 없어"
서청원 출마선언 "지난날 모든 영욕 떨치고 겸허히"
10·30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 경기 화성갑에 출마한 서청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의 공천 여부를 두고 새누리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당 내 소장파는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에 어긋나는 공천’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친박(친박근혜)계는 ‘공천학살의 피해자일 뿐’이라며 서 전 대표를 두둔하고 나섰다.
소장파인 박민식 의원은 2일 CBS라디오와 TBS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서 전 대표를 공천해) 한 석을 만약에 이겼다고 해도 대의명분을 잃으면 사실은 10석, 100석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서 전 대표 공천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박 의원은 “당이 정치쇄신이라는 대의명분과 공천심사의 기준, 원칙 등을 저버리고 정치적으로 힘이 강한 사람한테 오락가락 한다면 이는 국민들의 상식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것”이라며 “공천은 개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당의 미래 비전과 메시지가 담긴 정치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공천이라는 것은 특정인을 뽑았다, 뽑지 않았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당의 입장과 당의 정체성에 대한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라며 “당의 정체성, 가장 중요한 약속인데 그것을 아무 이유 없이 정면으로 어길 경우 후폭풍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 불을 보듯 뻔하다)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청와대가 서 전 대표의 공천을 지시했다’는 질문에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박심(박 대통령의 의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사람을 챙겨주게 되면 열 사람이 적이 되는데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심의 존재를 일부러 증폭시켜 아전인수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자가발전적인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친박’ 이우현 “친박연대 공천학살 잊었나? 국민 화합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
반면, 친박계인 이우현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 의원이 150명이 넘는데, 그 중 몇분의 생각이 좀 다르다. 일부는 18대 때 MB정권 때 있던 사람들로 친박을 학살했다”며 “이런 때 일수록 경륜이 있는 원로 정치인들이 여야 관계나 당내 화합,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 들어오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대부분’이라는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서 전 대표같은 분을 공천해야 된다는 분들이 거의 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서 전 대표는 억울하게 옥살이를 두 번 했다”며 “개인의 사적인 것을 갖고 옥살이를 했다면 당연히 정치계를 떠나야겠지만 정치적인 보복으로 18대 때 (옥살이를) 했고, 옛날 대선 때는 당 대표를 맡았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본인이 옥살이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4대 공천기준에 위배된다’는 지적에는 “18대 때 친박연대로 들어온 돈을 1원짜리 하나라도 개인적으로 썼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런데 그때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창조한국당이 모두 돈을 빌려다가 치렀고, 또 돈을 그대로 정부가 지원해주는 지원금으로 다 갚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박연대가 공천 과정에서 많은 학살을 당하지 않았는가. 이번만큼은 국민 화합 차원에서 모두가 큰 뜻을 갖고 의원들이 많이 이해해주면 고맙겠다”며 “모든 것은 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정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 화성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10월 재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 자리에 지난날의 모든 영욕을 떨쳐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나왔다”며 “ 저에게 앞으로의 정치발전과 화성지역의 비전에 대해 큰 기대를 하시고 귀를 기울여 주시는 화성시민을 위해 많은 고심을 하며 그 꿈을 이루어 드리겠다는 각오, 섬기는 마음을 안고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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