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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스 사단’ 이대호…MLB 현실화 가능성은?


입력 2013.10.04 09:36 수정 2013.10.04 09: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최근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와 계약 'ML 타진'

뚜렷한 장단점, 1루수들 중 평균 이상 해낼 듯

보라스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게 될 이대호. ⓒ 연합뉴스

이대호(31·오릭스)가 스캇 보라스 사단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다.

4일 모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대호는 최근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에이전시 계약을 맺고 빅리그행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올 시즌 후 소속팀 오릭스와의 2년 계약이 끝나는데다가 입단 전부터 보다 큰 무대에서 뛰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동갑내기 추신수(31·신시내티)와 후배 류현진(26·LA 다저스)도 큰 자극이 됐을 수도 있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대호의 가치와 기량, 그를 필요로 하는 구단, 그리고 에이전트의 수완이 그것이다.

먼저 31세의 이대호는 매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신장 194cm-체중 130kg의 산만한 덩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며 이렇다 할 큰 부상이 없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일본 진출 이전인 2010년에는 타율 0.364 44홈런 133타점으로 한국 무대를 평정했고, 오릭스에서의 2년간 연평균 성적도 타율 0.296 24홈런 90타점으로 무척 훌륭하다. 특히 일본 야구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아 메이저리그라는 또 다른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기량적인 면에서는 장, 단점이 뚜렷하다. 정교한 타격과 선구안이 좋다는 점은 이대호가 가진 최고의 무기이지만 발이 느리고 평균 이하의 수비력, 그리고 생각보다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매력적이지 못한 부분이다.

포지션도 애매하다. 그의 포지션인 1루는 팀마다 30홈런 이상 칠 수 있는 거포들로 득시글거리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3할 타율이 가능하지만 20홈런 정도에 머무는 발 느린 1루수를 어느 팀이 원할지 미지수다. 물론 3루 수비도 가능하지만,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핫코너를 맡는다면 상상하기 싫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규정타석 이상을 소화한 1루수는 모두 24명이다. 이들의 평균 기록은 타율 0.269 24홈런 84타점으로 타율을 제외하면 이대호의 지난 2년간 성적과 똑 닮아있다. 결국 일본에서만큼 기량을 펼친다면 1루수들 중 평균 수준에 근접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몸값도 문제다. 현재 2억 5000만엔(약 28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그는 오릭스로부터 1억엔 더해진 금액을 재계약 조건으로 받을 전망이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360만 달러다. 현재 빅리그에서 360만 달러 이상 받는 1루수는 15명이나 된다. 연봉에서도 이대호의 가치는 평균 수준이 되는 셈이다. 참고로 1루수 최고 연봉자는 마크 테셰이라(뉴욕 양키스)이며 2312만 달러를 받고 있다. 1000만 달러 이상 연봉자도 9명이나 된다.

믿을 구속은 역시나 보라스 사단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보라스는 선수가 지닌 가치 이상의 것을 부각시켜 수많은 대형 계약을 진행했다. 보라스는 선수들이 선호하는 에이전트이지만 그만큼 그와 에이전시를 맺는 조건도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라스는 이대호를 자신의 사단에 합류시켰다.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은 물론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장점들이 보라스 눈에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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