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위안부 할머니에 유도질문 "잘못됐죠?"
<외통위 국감>교학사 교과서 들고 질의…"박 대통령에게 하고픈 말 해달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14일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날 3시부터 시작된 증인·참고인 심문에서 김 할머니는 홍익표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박정희 때 위안부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어줬더라면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앉아 사죄·배상하라고 아우성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제 그 따님이 대통령이 됐으니 같은 여성으로서 이 문제를 마무리 지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단호히 요구했다.
이어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역사 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를 비판하며 “1941년에 군복공장에 취직시켜주겠다고 하면서 끌려가셨는데 우리나라 교학사라는 교과서에는 1944년 이후부터 끌고 갔다고 나와있다”고 PPT 화면과 패널을 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할머니, 이거 아주 잘못된 거지요?”라고 되묻자 김 할머니는 “그건 아주 잘못된거다. 그거보다 훨씬 앞에 끌고 갔다”라고 답했다. 또한 “그 교과서에서 ‘조선인 위안부는 일본군이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일이 많았다’ 이렇게 나왔다”며 “이거 잘못됐죠?”라고 유도질문을 했고 이에 대해 할머니는 “그렇다. 따라다닌 게 아니라 끌려간 거다”고 힘주어 진술했다.
특히 정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을 해달라”고 하자 할머니는 “말을 들으니까 미국하고 일본하고 합작을 해서 한국에서 전쟁 치르게 하는 것도 같은데 어떻게 일본놈들을 한국에 끌어들일 수가 있는가!”라면서 “일본놈들 얘기만 들어도 살이 떨리는데 그건 우리 국민들이 다 참지 않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할머니의 발언 중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현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말씀이 아무 여과 없이 방송에 나가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 입장도 한번 들어보는 게 어떻겠느냐”며 외교부 담당 국장에게 질의를 했다.
이후 위원장이 다음 질의를 진행하려 하자 정청래 의원이 “잠시만요!”라고 외치며 “정부 정책을 잘했다 잘못했다를 떠나서 마치 김복동 어머니 말씀을 반박하고 변명하는 듯한 모습은 절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더 이상 김복동 어머니 발언을 제지하거나 토 달지 말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으로 이어진 질문에 대해 할머니는 “나이 열다섯, 열여섯 먹은 어린 소녀들이 무슨 돈이 필요해서 일본군을 따라갔겠느냐. 100년 동안 일본놈들 식민지 밑에서 고생한 거 생각하면 말할 수 없이 이가 갈린다”며 “자기네들 딸자식 끌고가지 왜 남의 나라에 어린 우리들이 끌려가야 하나!”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진술했다.
한편 안홍준 위원장이 “비슷한 내용 아닌가. 감사 일정도 있고…”라며 “1분만 더 드리겠다. 그 이후에는 마이크를 끄겠다”고 발언을 제지하자 할머니는 “5분만 할게”라고 말해 회의장 내에 아쉬움 섞인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 앞에 앉은 할머니는 “할머니들 죽기 전에 정부와 정부끼리 해결을 지어서올 겨울에는 눈보라 좀 안 맞도록 해주면 고맙겠다. 제발 말로만 하지 말고. 할 말 안할 말 다 해서 미안하다”며 회의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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