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이번엔 '반쪽짜리 헬기 도입' 논란

대잠작전 가능시간 최대 38분···탐색 타격 동시에 불가능해

방위사업청이 2016년까지 58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입키로 한 영국 아우구스토웨스트랜드사의 해상작전헬기 ‘와일드 캣’(AW-159)의 대잠작전 가능시간이 38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무장비와 무장을 장착하면 연료탑재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탐색 작전과 타격을 동시에 할 수 없는 ‘반쪽짜리 헬기’인 것이다.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백군기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방위사업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와일드캣에 경어뢰 두 발, 무장 장착대, 디핑소나(음파로 잠수함 탐지), 승무원 세 명 등 임무장비를 탑재할 경우 가능한 연료 주유량은 253㎏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조작사 좌석, 탄약 등의 무게까지 포함하면 실재 탑재 가능한 연료량은 200㎏도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와일드캣에 대한 공개자료를 기준으로 비행 시 와일드캣이 분당 연료 5.2㎏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행가능한 시간은 최대 38분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백군기 의원은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해군의 슈퍼링스가 소형헬기인 탓에 작전운용에 제한이 많았던 게 사실”이며 “차후 도입할 해상작전 헬기는 중형급이 돼야 하고 국외구매가 비싸다면 국내개발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귀 거리를 감안했을 때 와일드캣이 최대속도인 시속 265㎞로 38분 동안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83㎞이다. 해군 작전 개념인 92.6㎞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능력이다.

또한 와일드캣을 대잠헬기로 사용하려는 국가도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해군은 와일드캣을 중형대잠헬기인 ‘멀린’(EH-101)을 보조하는 헬기로만 이용할 계획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월 차기호위함(FFX) 등 해군 함정에 탑재할 헬기 8대를 도입하는 해상작전헬기사업의 기종으로 와일드 캣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