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뒤늦은 후회 “오승환 13회 투입, 감독 판단이 좀..”
한국시리즈 2차전서 1-5 패배 ‘벼랑 끝 몰려’
오승환 4이닝 투입 “너무 이기고 싶은 경기였다”
“너무 이기고 싶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린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진한 후회가 담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1-5로 패했다. 홈경기에서 당한 2연패인 데다, 무엇보다 마무리 오승환을 내고도 진 경기라는 점에서 충격을 상상을 초월했다.
사실 이날 오승환은 메이저리그급 압도적인 역투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9회 1사 1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13회 1사까지 12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낸 것. 특히 9회 임재철부터 11회 오재원까지 6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그러나 오승환도 결국은 신이 아닌 인간이었다. 13회초 1사 후 오재일을 상대로 던진 직구(151Km)가 높게 형성되는 실투가 되면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된 것. 결국 오승환은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고 패전의 멍에도 뒤집어썼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오승환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판단 미스에 대한 자책으로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
류중일 감독은 “12회를 마쳤을 때 오승환 투구수가 43개였다. 본인에게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더라”며 “그때 감독의 판단이 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류중일 감독은 이어 “놓치고 싶지 않은 경기라 길게 가져갔는데 홈런을 맞았다.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패배는 삼성에게 너무나 뼈아픈 결과다. 오승환이 이날 무리한 탓에 남은 경기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두산의 분위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어 분위기를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3차전부터 3연전은 원정경기라는 부담이 있다.
만약 한국시리즈가 이대로 끝난다면, 오승환이 허용한 피홈런이 두고두고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쓰라리게 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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