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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 손익정산' LG 웃고 모비스 울고?


입력 2013.10.28 09:51 수정 2013.10.28 09:5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모비스, 4연승 뒤 3연패 비상..양동근 과부하 우려

LG, 팀 전술에 녹아든 김시래 ‘물 만난 물고기’

김시래 ⓒ 창원 LG

지난 시즌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는 농구팬들의 허를 찌르는 빅딜을 단행했다.

모비스는 2012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가드 김시래를 시즌 직후 트레이드하는 조건으로 LG로부터 외국인 센터 로드 벤슨을 영입했다. 이 사실은 시즌이 끝나고 김시래가 LG 유니폼을 입게 된 뒤에야 밝혀졌다.

모비스는 당시 챔피언결정전에서 SK를 4승 무패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고, 김시래는 바로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바로 다음날 LG로 이적했다. 모비스는 골밑을 장악할 확실한 정통센터를 통해 당장의 우승을 원했고, LG는 유망주 포인트가드를 영입하며 미래를 기약했다. 말하자면 현찰과 어음의 차이였다.

먼저 웃은 쪽은 모비스다. 유재학 감독은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며 모비스에서만 세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모비스가 감수해야 했던 희생은 양동근 뒤를 이어 모비스의 10년을 책임져줄 후계자를 포기해야 했다는 점이다.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모비스는 초반 4연승 뒤 3연패라는 뜻밖의 부진에 빠졌다. 우승멤버들이 대부분 건재하지만 최근 들어 승부처에서 공격이 정체되는 양상이 잦다. 팀의 핵심으로 꼽히는 양동근의 체력적 부담이 커 후반 경기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게 약점이다.

'체력왕'으로 불리는 양동근도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시즌 김시래의 입단으로 슈팅가드로 변신했다가 올 시즌에는 또다시 포인트가드까지 맡아보느라 부담이 크다. 여름 비시즌에도 국가대표 차출로 쉴 틈이 전혀 없었다.

양동근의 백업으로 중용하려고 했던 김종근과 이지원 등도 제몫을 못하면서 1라운드도 돌기 전에 양동근의 체력안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자연히 LG로 떠나보낸 김시래에 대한 생각이 날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LG로 이적한 김시래는 '홀로서기'에 대한 우려를 무색케 하듯 펄펄 날고 있다.

김시래는 데뷔 첫해 모비스의 우승에 공헌했지만 양동근의 그늘에 가려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꽉 짜인 패턴 플레이를 중시하는 유재학 감독의 성향 상 김시래의 독자적인 경기운영능력에 대한 검증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 시즌 김시래는 LG가 왜 출혈을 감수하며 자신을 간절히 원했는지 코트 위에서 입증하고 있다. 제퍼슨-매시 등 골밑에서 몸싸움과 득점력이 좋은 공격형 빅맨들이 있고 외곽에는 문태종이라는 확실한 슈터가 존재하는 LG에서 김시래는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와도 같다.

빠른 스피드와 투맨 게임을 활용한 LG의 공격전술에 김시래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LG의 성적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3위(5승2패)에 올라 모비스보다 한 단계 위에서 그야말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 환골탈태했다. 올해 1순위 신인 김종규가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LG는 그야말로 올 시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기세다.

공교롭게도 LG와 모비스는 오는 29일 창원에서 올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불과 몇 달 사이에 뒤바뀐 양 팀의 손익계산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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