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미국 도청,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완전 발가벗겨진 채 FTA협상 한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 갖게 돼"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30일 미국의 동맹국 도청 파문과 관련, 지난 한미FTA 협상도 이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미국이 2006년부터 동맹국 정상들을 도청했을 것이라 추측하면서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데 이때 우리나라 대사관과 대통령까지 도청했다면 우리나라 대미 FTA협상 내용까지도 미국이 다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완전 발가벗겨진 채 FTA협상을 한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 의원은 “EU(유럽연합)의장이 ‘미국과의 FTA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얘길했다. ‘만약 우리가 어떤 내용을 협상하려는지 미국이 다 알고 있다면 어떻게 신뢰감을 갖고 협상할 수 있겠는가’라는 것”이라며 “유럽의장이 이런 얘기까지 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내용으로 전 세계 우방국 간 신뢰를 훼손하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어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한미FTA 협상 당시) 내가 들은 내용 일부 중에는 ‘미국과 협상을 가면 우리 협상 전략을 상당히 파악한 상태에서 협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일부 인사들은 ‘외교부나 우리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한 사람들 중 정보를 흘리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들었다(더라)”고 언급했다.
우 의원은 그러면서 “(일련의 얘기들을) 단정적으로 볼 순 없으나 이런 상황에서 본다면 상당히 의심 가는 게 사실”이라며 “예를 들어 76년도에 ‘코리아 게이트’가 있지 않았나. 그때 ‘박정희 대통령이 박동선을 고용해 미국 의회 의원들을 돈으로 구워삶았다’는 내용인데 이게 알려진 게 ‘미 CIA가 청와대를 도청했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도 (미국이) 우리나라는 대통령, 청와대까지도 도청을 다했다는 거니까 (이번에도) 이런 문제에 대해 상당히 신빙성 있게 의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그러면서 우방국 간 신뢰를 훼손한 주권침해 행위가 자행됐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사과를 받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보안기능을 일제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나라를 들여다볼 수 있는 수준인데 다른 나라는 안 들여다봤겠는가”라면서 “예를 들자면 북한은 우릴 안 들여다봤겠느냐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국가정상과 대사관 같이 기밀을 관리해야할 주요부서에서 맥없이 (보안이) 뚫렸다면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암호체계변경 등 후속 대응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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