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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쓰라린 스타 이탈 '긍정의 파장'도 있다


입력 2013.11.22 09:57 수정 2013.11.22 10:0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동부, 김주성 이탈 후 11연패..벤치 멤버 육성 0점

‘위기는 기회’ KT 이대성-모비스 이대성 모범답안

원주 동부는 김주성이 이탈한 이후 팀 최다인 11연패를 기록 중이다. ⓒ 원주 동부

농구는 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스포츠다.

실제로 농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1~2명의 선수가 경기를 쥐락펴락하는 게 가능하다. 그만큼 한 명의 주전급 선수의 공백이 미치는 후유증 또한 크다.

원주 동부의 경우, 간판스타 김주성이 건재했던 5경기에서 4승을 챙겼지만, 부상으로 김주성이 빠진 이후 팀 최다인 11연패 수렁에 빠져있다. 안양 KGC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부터 김태술, 오세근 등 주전들이 돌아가며 부상에 시달리면서 정상적인 전력을 꾸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모비스 역시 양동근의 갑작스러운 부상 이후 경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

주축 선수의 부상은 팀으로서는 심각한 악재다. 특히, 한국프로농구(KBL)처럼 주전 의존도가 높은 리그에서 한 명의 특급 선수만 빠져도 팀이 휘청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뜻하지 않은 위기가 누군가에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동안 주전들의 아성에 가려 변변한 기회를 얻지 못했던 벤치 멤버들의 재발견이 그것이다.

부산 KT는 당초 주전가드로 낙점했던 김현중과 김현수가 연이은 부상과 슬럼프에 허덕였다. 전창진 감독은 고육지책으로 가드 3옵션에 불과하던 김우람의 기용시간을 늘렸다. 선수생활 내내 2군을 전전하며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던 김우람은 주전들의 공백을 틈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KT 초반 상승세에 크게 기여했다.

울산 모비스의 이대성 역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선수다. 2013 신인드래프트 11순위로 모비스 입단한 이대성은 유재학 감독이 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할 만큼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 초반에는 부동의 주전가드인 양동근에게 밀려 많은 시간을 뛸 수 없었다.

하지만 양동근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당분간 이탈하게 되면서 이대성의 출전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어이없는 패스실책과 판단착오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의 다재다능함과 자신감 있는 플레이에 내심 기대가 크다. 이 기회에 이대성을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각오다.

이대성의 잠재력은 21일 전주실내체육관서 열린 전주 KCC전에서 빛을 발했다. 이날 이대성의 기록은 25점 4도움 4스틸, 특히 3점슛만 7개를 기록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국가대표 루키 김민구와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물러섬이 없었다. 비록 모비스는 81-88로 패했지만, 이대성의 잠재력만큼은 확인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KGC는 아예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벤치멤버 '강제육성'이 이루어진 사례다. 김태술의 부상과 박찬희의 입대 공백으로 백업자원이던 이원대와 김윤태의 출전시간이 대폭 늘었다. 포워드진에도 최현민, 정휘량, 전성현, 최지훈 등이 출전시간을 나누며 중용되고 있다.

베스트 멤버들이 건재했던 2011-12 시즌만 해도 식스맨들의 활용도는 높지 않았다. 비록 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이상범 감독은 이 기회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에 위안을 삼고 있다. 김태술의 공백을 메우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던 김윤태의 발목 부상은 그런 면에서 더욱 아쉽다.

반면 벤치멤버 육성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는 원주 동부다. 김주성을 대체할만한 선수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전 한명이 빠졌다고 팀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동부는 수년 전부터 김주성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경기력 편차가 너무 크다는 약점이 뚜렷했고, 이는 김주성의 과부하와 인한 혹사와 잦은 부상의 악순환을 초래했다.

주전들만으로 '강한 팀'은 될 수 있지만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벤치멤버들의 기량을 키우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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