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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22?' 오승환, 선동열·임창용 임팩트 능가할까


입력 2013.11.23 11:53 수정 2013.11.23 12:0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한신 측 철저한 오승환 가치 분석 통과..후지카와 등번호 22 검토까지

나이-기량 절정 시기 감안했을 때 임창용 임팩트 능가 예상

오승환은 선동열이나 임창용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일본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 삼성 라이온즈

'끝판대장' 오승환(31)도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한다.

삼성과 한신은 22일 경산볼파크서 마무리 투수 오승환에 대한 이적에 합의했다.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 엔에 연봉 3억 엔, 옵션 1억 엔 등 최대 9억 엔(약 94억5000만 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다. 종전 최고기록은 2011년 말 롯데서 오릭스로 이적한 이대호의 2년 7억6000만 엔(약 80억 원).

8시즌을 뛴 오승환은 완전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니기 때문에 삼성 동의 하에서만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 따라서 이적료가 발생하는데 삼성은 한신으로부터 고작 5000만 엔만 받기로 했다. 예상보다 원 소속구단 이적료가 낮게 책정된 것이 다소 의외지만, 이는 삼성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오승환의 원활한 해외진출을 위해 조건을 양보했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과 한신은 공식 협상 첫 만남에서 곧바로 계약에 합의하는 신속한 행보를 그렸다.

오승환은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역대 17번째 일본무대를 밟는 선수가 된다. 다음 시즌 한신의 주전 마무리가 유력한 오승환은 일본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묵직한 돌직구를 바탕으로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인 277 세이브의 관록은 이미 국제무대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역대 일본야구에 진출해 성공한 한국인 마무리 투수들의 선례도 오승환의 성공을 기대케 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일본무대로 진출한 1호는 현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다. 1996년 연봉 1억 엔, 임대료 3억 엔을 받고 주니치에 입단한 선동열은 4시즌 주니치 특급 마무리로 군림하면서 98세이브를 수확하며 한국야구의 위력을 과시했다.

임창용은 일본무대에서 한국선수로는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다. 2008년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합류한 임창용은 팔꿈치 수술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4년간 무려 128세이브를 챙기며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인정받았다. 한국과 일본을 거쳐 올해에는 메이저리그(MLB)까지 진출, 한국선수들 해외진출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오승환은 선동열이나 임창용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일본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선배들이 처음 일본무대에 진출할 때만 해도 현지에서 한국야구에 대한 평가가 높지 않았던 시절이고 대우도 지금과는 달랐다. 국내 최고의 투수였던 선동열은 일본 무대 데뷔 첫해 주니치에서 2군을 들락거리는 수모를 당했고, 임창용은 당시 국내무대에서도 하향세라는 저평가를 받으며 불과 3000만 엔의 저연봉을 받았다. 결국, 치열한 생존경쟁을 뚫고서야 소속팀의 주전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오승환은 다르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후지카와 규지 이후 마무리 부재에 시달렸던 한신은 오승환이 그 대안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승환을 향한 역대 최고대우는 곧 기대치의 반영이다. 일단 보직이나 출전기회는 거의 걱정할 게 없다.

지난 시즌 요미우리에 뒤졌지만 센트럴리그 2위에 머문 한신은 오승환의 돌직구라면, 정교한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도 위력을 떨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등번호도 후지카와가 달았던 ‘22’를 검토하고 있다. 후지카와는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특급 마무리 투수다. 한신에 입단한 이후 통산 562경기에서 42승25패220세이브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한 후지카와는 2007시즌과 2011시즌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등극했다.

시기적으로도 일본진출 당시 선동열이 만 34세, 임창용이 만 32세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오승환은 만 31세로 조금 더 젊다. 기량으로도 현재가 최전성기다. 이대호처럼 일본무대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할 경우, 향후 2년 뒤에는 더 높은 몸값이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도 타진할 수 있다. 이런 저런 여건을 봤을 때, 오승환이 선동열-임창용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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