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예정대로' 강행-반발

여당 "경과보고서 더이상 지체 못해" 야당 "정치파국"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단독으로 열린 가운데 서병수 위원장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채택에 대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여야는 28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 여전히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대립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며 이날 단독처리에 나설 방침을 거듭 밝혔으며, 민주당은 ‘단독처리는 정치 파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완강하게 반대했다.

새누리 “임명동의안 더 이상 지체하는 것은 나라와 국민께 누가 되는 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이미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처리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야당의 정략에 발목이 잡혀 인준안 처리가 보름 가까이 지체되는 상황”이라면서 “새누리당은 그동안 끊임없이 인내하며 최선을 다해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더 이상 지체하는 것은 나라와 국민께 누가 되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도 아무 흠결이 없다고 판단한 감사원장 후보자를 단지 정쟁의 도구로 삼기 위해 국회의 임명동의를 보류하고 국가기관의 수장을 장기공백 상태에 두는 것은 어떤 정치적 명분도 없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야당 주장대로라면 임명동의안을 언제 처리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며 “야당의 당내 정치사정에 따라 국가기관의 수장 임명이 춤을 춘다면 결국 본분을 망각한 무능 국회라는 국민의 준엄한 꾸짖음을 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께서도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결단을 내려 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말씀드린다”면서 “더 이상 지체할 경우 집권 여당의 책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여당의 고뇌를 야당도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민주 “단독처리, 국회선진화법 무력화는 물론 한국정치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

반면, 민주당은 ‘단독처리는 여야 합의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고 한국 정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이 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마디로 새누리당의 일방통행식이며, 불통의 막가파식 국정을 지속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이 문제를 일방통행 하겠다지만 법률적 해석을 검토한 결과 국회의장은 이 안건에 대해 부의권만 있을 뿐 상정은 여야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이어 “다만 새누리당이 워낙 안하무인하고 막가파용으로 국정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폭주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민주당이 보다 비상하고 일사분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강창희 국회의장을 공식 면담해서 일방처리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결코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경고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국회의장에게 압력을 행사한다는 농후한 징후가 있는데 국회의장은 결코 외부 압력에 부딪히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앞서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약속살리기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 단독처리는) 한국정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으로 집권여당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면서 “단독처리는 여야 합의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고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새누리당 단독으로 경과보고서 채택, 본회의 상정 발판 마련

한편, 국회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오전 야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서병수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7명으로 전체회의를 갖고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서 위원장은 “지금 오전 9시10분이 지난 이 시각에도 야당 위원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제 낮부터 시작해서 계속 여야 간사간 통화가 이뤄졌고, 나도 통화를 했다”며 “오늘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고,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아직까지 아무 의사가 없다.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고 밝히며 개의를 선언했다.

야당 간사인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표결 직전 회의장에 들어와 새누리당의 단독처리에 대해 “(경과보고서 채택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는가. 유감이다. 간사협의도 없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여당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감사원장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을 미루는 게 아니라 복지부장관 후보자가 문제 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라며 “여당만 (경과보고서를) 처리하게 된 것은 유감이다. 그러나 정말 후보자 자격이 없으면 여당에서도 채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