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LG-김선우, 굳타임 보낼까
일각 "선발 자원 풍부한 LG에 필요한 투수인가" 고개 갸웃
LG로서는 보험용 성격..김선우 부담 덜고 재기 시간 벌어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선우(36)가 'LG맨'으로 변신했다.
LG트윈스는 2일 "김선우와 연봉 1억 5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두산으로부터 은퇴 후 지도자 연수를 제의 받았던 김선우는 선수생활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게 됐다.
LG와 김선우 만남에 많은 이들은 “LG가 굳이 김선우를 영입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며 고개를 갸웃하기도 하다.
LG는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좋았다.
재계약이 유력한 외국인투수 리즈를 비롯해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탄탄하다. 주키치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LG는 다음 시즌 선발 한 자리도 특급 외국인 투수를 영입할 계획이다. 불펜도 막강하다. 부동의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정현욱, 이동현, 유원상, 류택현, 이상열, 신승현 등이 포진했다.
두산에서 기회를 잡지 못해 이적을 택한 김선우가 오히려 투수진의 경쟁이 더 치열한 LG로 이적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선발 경쟁은 고사하고 어떤 보직이 주어질 것인지도 지금으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
김선우의 LG행은 가족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김선우는 연봉 등의 조건보다 가족들과 생활환경의 변화를 감수해야하는 불편 없이 계속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같은 서울 연고의 LG로 마음이 기울었다.
치열한 경쟁을 넘어야한다는 것은 과제지만 역설적으로 김선우에게는 그만한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에이스로 활약하던 두산 시절에는 항상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최근 2년간은 두산 마운드가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를 겪으면서 김선우가 컨디션이 좋지않을 때도 어쩔 수 없이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도 있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김선우로서는 동료 후배들과의 경쟁보다 중요한 게 스스로 완벽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LG에 김선우의 영입은 보험 성격이 짙다. 두산 시절의 에이스 활약은 아니더라도 경험이 풍부한 김선우가 몸 상태만 정상이라면 4-5선발이나 롱릴리프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LG 마운드가 현재 두껍다고 하지만 내년에도 모든 것이 올 시즌 만큼 완벽하게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다. 지난 시즌 풀타임 선발로 처음 활약한 선수도 있고, 새롭게 영입할 외국인선수의 기량도 아직은 미지수다. 장기레이스에서 가장 변수가 많은 것이 마운드 구성이라고 했을 때 김선우가 충분히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높다.
김선우로서는 고질적인 무릎부상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느냐가 문제다. 김선우는 야구에 대한 의지 하나로 6년간 정 붙였던 두산을 과감히 떠났다. 1년 뒤 김선우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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