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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12'? 달라진 문재인-여전한 안철수


입력 2013.12.04 10:15 수정 2013.12.04 10:29        조성완 기자

문재인 거침없는 행보로 존재감 주력, 안철수 여전히 애매모호

18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여의도 정가의 중심은 ‘박근혜-문재인-안철수’에 머물러 있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과 대선불복 논란 등 각종 정치적 현안과 관련해 이들을 둘러싸고 진행 중인 상황이다.

‘승리한’ 박 대통령,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문-안 공세 시달려

박근혜 대통령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위치다. 대통령 후보에서 당당히 대통령이 됐지만 여전히 과거 대선 경쟁상대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공세를 받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연일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수용을 주장하며, 박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겉으로는 새누리당을 향해 소리치고 있지만, 실제로 그 시선은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 의원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던 안 의원도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주도한 ‘신야권연대’에 조건부로 합류, 특검수용에 야권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기자회견 등 각종 공식석상에서 수시로 특검 수용을 외치며 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도 합세해 시국미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 대통령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저와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번에는 문 의원이 나섰다.

문 의원은 같은 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기원미사’ 참석에 앞서 사제단 관련 의견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청와대의 종북몰이가 도를 넘어섰다. 신부들에게까지 종북몰이를 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주장했다.

1년 전 여당의 대선후보와 야당의 대선후보, 그리고 무소속 대선후보로 만나 치열한 각축을 벌였던 모습에서 한 치의 발전도 없이 여전히 상호 날을 세우며,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도 여전히 박-문-안 중심으로 정치가 요동치고 있다”며 “정치권에 몸 담은지 20년이 넘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 혀를 찼다.

대선을 4일 앞두고 마지막 주말을 맞은 지난해 12월 15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서울 광화문 광장 앵콜 유세에서 깜짝 등장한 안철수 전 후보가 문 후보에게 노란 목도리를 둘러준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달라진’ 문재인-‘여전한’ 안철수, 닮은 듯 다른 2013년 12월

박 대통령의 현재 상황이 지난 2012년 12월과 변함이 없는 반면, 야권의 문재인-안철수 두 의원은 다소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선기간 내내 ‘후보단일화’를 외치던 문 의원은 각종 사안에 대해 직격 발언을 던지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애매모호했던’ 안 의원은 여전히 애매모호한 그대로다.

문 의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차기대권 도전의지를 분명히 한 뒤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각을 세우며,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특히 문 의원은 이달 9일 대선회고록을 출간할 예정이다. 대선후보를 지낸 당사자가 1년만에 회고록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 출간에 앞서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일부 공개됐음에도 새누리당은 물론 청와대도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대선과정에 관한 민감한 내용이 추가로 공개될 경우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은 불을 보든 뻔하다.

안 의원에 대한 대응도 달라졌다. 민주당과 문 의원이 여전히 그에게 손을 내밀고 있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견제구는 잊지 않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달 22일 안 의원 측이 정치세력화 관련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하자 책 발간 계획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안 의원이 ‘신당 창당’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날, 문 의원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종북몰이'라고 각을 세우면서 안 의원에게 쏠리는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려세웠다.

지난해 주요 일정마다 번번이 안 의원의 ‘타이밍 정치’에 눌렸던 문 의원이 이번에는 당한 만큼 그대로 되돌려주고 있는 것이다. 양보와 인내로 대표되던 ‘통 큰 형님’에서 때릴 건 때리는 ‘엄한 형님’으로 변하는 듯한 모습이다.

문 의원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반면 안 의원은 여전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최근 신당 창당을 준비할 ‘국민과 함께 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의 출범을 올리며 야권 재편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현 정권의 중간 평가 성격을 지난 지방선거와 미니총선급으로 치러질 재보궐선거가 내년 6월과 7월에 예정된 만큼 이를 통해 정치세력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여전히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정치권에서 당연시됐던 창당에 대한 준비 의사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창당 시기나 참여인사에 대한 명시는 여전히 하지 않았다. 기존 입장에서 별반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주에 발표하기로 한 ‘새정치추진위원장’ 임명 시기와 발표 장소에 대해서는 “말씀 드릴만 한 때에 종합해서 말씀 드리겠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각각 대답하며 확답을 피했다.

문 의원이 최근 ‘우호적 경쟁관계’, ‘종래에는 같이 해야 한다’ 등 자신을 향해 쏟아낸 발언에 대해서도 “그분께 물어라”, “그분 생각은 그분께 여쭤보시라” 등의 답으로 대신하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 출마 여부, 야권후보단일화 등 주요 고비마다 확답을 내놓지 않은 채 입장 발표를 미루던 '애매모호했던' 모습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곰탕집과 설렁탕집이 나란히 있어 어느 것을 먹을 것이냐고 서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안 의원에게서) 차별화된 내용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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