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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추첨’ 홍명보호…역대 최악 1986년 재연?


입력 2013.12.04 11:01 수정 2013.12.04 11:0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스페셜포트 배정으로 죽음의 조 탄생 예고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이 가장 불운

한국은 1986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이탈리아를 만나는 불운이 겹쳤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운명을 좌우할 2014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4일(한국시각) 포트 배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스페셜 포트의 주인공은 추첨 당일에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월드컵의 조 배정은 2010 남아공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톱시드인 1포트를 시작으로 2포트, 3포트, 4포트 순으로 각 국가들이 속한다. 1번 포트에는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벨기에, 우루과이, 스위스 등 FIFA 10월 랭킹 1위부터 7위팀이 들어갔다.

또 2번 포트에는 아프리카와 남미팀인 알제리,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가나, 나이지리아, 칠레, 에콰도르 등 7개국이, 한국은 호주와 일본, 이란,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멕시코, 미국과 함께 3번 포트(아시아 및 북중미)에 들어갔다.

문제는 유럽팀들이 속할 4번 포트다. 일단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러시아 등 9개 팀이 한데 묶였다. 이 가운데 한 팀은 2번 포트로 가야한다. 이에 FIFA는 추첨식이 열리는 당일 스페셜포트에 들어갈 유럽 1개팀을 뽑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월드컵은 우승후보 3팀이 같은 조에 속할 수 있는 ‘죽음의 조’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축구종가 잉글랜드, 전통의 강호 프랑스와 네덜란드, 포르투갈이 2번 포트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브라질 또는 스페인(1번 포트), 이탈리아, 프랑스, 잉글랜드(2번 또는 4번 포트)가 한조에 속할 수도 있다.

만약 죽음의 조가 나올 경우 한국을 비롯한 3번 포트의 팀들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16강 진출은커녕 1승 또는 무승부를 올리는 것조차 힘겨워 3전 전패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된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를 살펴보면, 역시나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이 가장 암담한 조편성이었다. 3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김정남호는 하필이면 우승후보 2개팀과 한 조를 이뤘다.

당시 월드컵 본선에는 24개국만 참가했는데 이들을 6개조로 나누다 보니 세계적 강호가 한 조에 묶이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한국이 속한 A조 역시 마찬가지였다. 포트 1에는 전대회 우승팀인 이탈리아가 들어왔고, 포트 2에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속했다. 그나마 불가리아가 만만한 상대였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체격과 몸싸움이 뛰어난 유럽팀들은 한국에 공포 그 자체였다.

결국 한국은 첫 경기였던 아르헨티나전에서 1-3으로 패했다. 0-3으로 크게 벌어져 승패가 갈린 후반 28분, 박창선이 월드컵 1호골을 터뜨린 것이 유일한 수확이었다. 3일 뒤 열린 불가리아와 2차전에서는 김종부가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려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최종전인 이탈리아전에서는 전력 차가 뚜렷했지만 투혼을 불살랐고, 이로 인해 16강 진출의 꿈이 잠시 보이기도 했다. 한국은 1-2로 뒤지던 후반 37분, 아쉽게 조광래의 자책골이 나오고 말았다. 하지만 1분 뒤 허정무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1점 차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만약 1골만 더 보탠다면 16강에 오를 수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고, 김정남호는 A조 최하위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한국은 1무 2패를 기록했는데 이탈리아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면 불가리아(2무 1패)를 다득점에서 제쳐 와일드카드를 거머쥘 수 있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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