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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같은 지적' 이승준 딜레마


입력 2013.12.12 13:37 수정 2013.12.12 17:0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트리플타워 가동 외곽 수비로테이션 허점

이승준 수비-전술소화능력 부재..팀 전력 걸림돌

동부의 팀 구성상 이승준은 그야말로 계륵이다. ⓒ 원주 동부

모처럼 트리플타워를 재가동한 원주 동부가 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동부는 11일 원주종합체육관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부산 KT전에서 70-84로 패했다.

동부는 경기 내내 KT의 폭발적인 외곽포를 막지 못했다. 초반부터 김주성-이승준-크리스 모스로 이어지는 트리플타워를 가동하며 높이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외곽 수비로테이션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초반부터 대량실점 했다.

동부는 시즌 초반에 허버트 힐이 있을 때도 트리플타워를 가동해 봤지만 결과적으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당시에는 힐의 부진과 태업성 플레이가 원흉으로 지목됐지만 힐이 빠지고 모스가 들어온 뒤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김주성-이승준의 역할 분담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빅맨으로서는 준수한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통 3번과 매치업을 이룰 정도는 아니다.

세 선수가 모두 골밑에 몰리면 동선이 겹쳐서 경기운영이 뻑뻑해지기 일쑤다. 그렇다고 이승준이나 김주성을 외곽으로 내보내면 KT처럼 빠른 패싱게임에 이어 외곽슛에 강점이 있는 팀들에게는 수비 로테이션에 구멍이 뚫려 소나기 3점포를 맞기 일쑤다.

2011-12시즌에 동부는 트리플타워를 앞세워 정규리그 최다승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에는 3번과 4번이 모두 가능하고 수비범위가 넓은 윤호영이 있었다. 윤호영과 김주성이 서로 유기적으로 위치를 바꿔가며 높이와 스피드 양쪽에서 모두 균형을 맞췄다. 이승준에게 당시 윤호영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승준은 공격력이 좋지만 수비와 전술소화능력은 크게 떨어진다.

현재로서는 김주성-모스의 더블포스트를 가동하고 이승준을 백업으로서 활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김주성은 어차피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팀 내에서 가장 득점력이 좋은 이승준의 공격력을 어느 정도 희생할 수밖에 없다. 내년 2월에 윤호영이 복귀한 이후에는 이승준의 가치가 더 모호해질 수 있다.

이승준 딜레마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이승준 활용도에 대한 비판은 사실 6년 전부터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는 패턴이다. 이승준이 KBL에 자리 잡은 이후 최고성적은 6강이 고작이다. 삼성 시절 마지막 시즌에 팀 성적은 꼴찌로 추락했고, 동부로 옮긴 이후에도 소속팀은 정작 두 시즌 연속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승준만의 잘못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으로서는 장점보다 단점도 워낙 뚜렷한 이승준의 활용도가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는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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