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 삼성 라이온즈
프로팀 우승 감독의 국가대표팀 겸임은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0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을 선임했다. 전년도 프로야구 우승팀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로 한 현행 규정에 따른 것이다.
류중일 감독의 능력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올해 삼성을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로 이끌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는 사상 최초로 1승 3패의 열세를 딛고 역전 우승을 달성하며 다시 한 번 탁월한 용병술을 입증했다.
지도자 인생 내내 승승장구한 류중일 감독에게 유일한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것이 바로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당시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은 1·2회 대회 때의 호성적을 이어가지 못하고 사상 첫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홈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류중일 감독에게 국가대표팀에서 받은 상처를 만회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의 능력이나 의지와는 별개로 이번에도 KBO의 안이한 결정에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WBC 탈락의 수모에도 '전년도 우승팀 감독의 국가대표팀 겸임'이라는 규정의 효율성에 대해 심사숙고 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우승팀 감독의 국가대표팀 겸임은 지난 2009년 이후 나온 제도다. 당시 2회 WBC 감독선임을 놓고 후보로 유력했던 지도자들이 잇달아 고사 의사를 밝히며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1회 때 감독이었던 김인식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떠맡아야했다.
이후 KBO는 이런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이듬해부터 프로 우승팀 감독의 대표팀 겸임을 규정으로 못 박았다. 이 규정에 따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조범현(당시 KIA) 감독이,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류중일 감독이 맡았다.
프로팀 우승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겸임하도록 하는 것은 절차상으로는 편리하다.
하지만 WBC의 사례에서 보듯, 국내 리그와 국제대회는 분명히 다르다. 1·2회 대회 당시 한국야구의 WBC 4강과 준우승을 이끌었던 김인식 감독은 2009년 한화의 꼴찌추락과 함께 재계약에 실패했고, 조범현 감독도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끌었지만 정작 그해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류중일 감독은 WBC에 실패하고도 리그에서는 통합 3연패에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더구나 이중의 부담을 떠맡아야 하는 감독에게는 큰 부담이다. 한 시즌 내내 소속팀에만 전념해도 모자랄 시점에 대표팀까지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다. 선수구성을 돕는 기술위원회가 있다지만 정작 대표팀을 이끌고 성적을 내야하는 것은 온전히 감독의 책임이다.
물론 WBC에 비해 아시안게임은 비교적 부담이 적다. 더구나 이번 대회는 인천서 열린다. 어느 때보다 한국의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시안게임을 만만하게 보면 오산이다. '아시안게임 정도야 쉽게 우승하겠지'하는 안이한 인식으로 접근하다가 2006년 도하 대회와 같은 제2의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대표팀 운영에 대한 근시안적 접근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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