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개시' 기성용, 가가와보다 낫다
공격형 미드필더 변신..빠른 공수전환에도 완벽하게 적응
맨유서 헤매는 가가와와 직간접 경쟁
기성용(24·선더랜드)은 팀을 위해 싸우는 궁극의 전사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 현지에선 이런 기성용을 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절실히 필요로 했던 ‘헌신적 파이터’”라는 찬사도 보낸다.
기성용은 한 마디로 '철든 로이킨'으로 비유할 만하다. 로이킨은 맨유 시절 동료를 하나로 묶는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다만, 다혈질 성격이 옥에 티였을 뿐이다. 물론 기성용도 그라운드에서 그런 기질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스스로를 통제한다.
기성용은 또 다재다능하다.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다부진 한국형 피지컬도 영국에서 검증받았다. 정교한 패스는 기성용의 최대 장점이다. 한 경기당 패스 성공률은 90%에 육박한다.
이 때문일까. 맨유 관계자는 “마이클 캐릭 후계자로 영입한다면 부실한 맨유 중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맨유는 기성용과 같은 ‘고차원 두뇌’를 지닌 궁극의 전사가 필요하다. 게다가 기성용은 극동아시아 출신으로 상품가치도 높다. 맨유 수뇌부가 원하는 일거양득 용병 대표주자다.
반면, 맨유에 입성한 가가와 신지(24)는 맨유에서 신통치 않다. 무엇보다 ‘2년차 징크스’가 엄습,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피시 앤 칩스(생선 감자튀김)를 씹다가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을 호소했다는 비아냥거리는 소문도 나돌았다.
기성용과 가가와는 상반된 스타일이지만 충분히 비교 대상이 될 만하다. 기성용은 최근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 EPL에서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 가가와와 직간접적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가가와는 현재까지 맨유가 요구하는 과제를 거의 풀지 못하고 있다.
맨유는 가가와에게 좀 더 공격적이고, 좀 더 능동적이며, 좀 더 수비가담 하는 전천후 플레이를 주문한다. 그러나 가가와에겐 버거운 숙제다. 경기력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영국리그 특유의 빠른 공수전환에 적응하지 못했다. 공격에 집중하면 수비가담은 형식적, 반대로 수비를 지원하면 공격 칼날이 무뎠다.
기성용은 다르다. 맨유보다 전력이 한참 아래인 선더랜드에서 공수양면에 걸쳐 기여도가 높다. 이런 기성용을 바라보는 선더랜드 거스 포옛 감독은 흐뭇한 ‘삼촌 미소’를 짓는다.
기성용은 27일 에버턴과의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PK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포옛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기성용이 나에게)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영국 유력 매체도 기성용 극찬대열에 합류했다. 스카이스포츠는 “경이적인 패스 정확도(100%)가 놀랍다”며 기성용에게 양 팀 최고 평점 9를 선사했다.
선더랜드에서 완벽히 적응한 기성용에게 2년차 징크스 따윈 없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