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워싱턴 감독은 제2의 베이커” 이유는?
FA 대박 계약 후 국내 귀국 첫 기자회견
"워싱턴 감독은 선수들 배려할 줄 아는 사령탑"
7년간 1억 3000만 달러(1379억원)의 대박을 터뜨린 추신수(31·텍사스)가 론 워싱턴 감독에 대한 느낌을 밝혔다.
추신수는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FA 계약을 체결하게 된 과정과 소감에 대해 자세하게 밝혔다.
추신수는 “새벽에 에이전트로부터 계약 소식을 듣고 아내와 함께 지난 13년 동안의 일들을 떠올렸다. 마치 5분처럼 느껴졌다”며 “아내는 눈물부터 흘렸다. 사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여기 올 때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번에 큰 보상을 받아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텍사스에 가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10개 팀 정도가 나한테 관심을 표현했고, 계약조건이 좁혀지는 과정에서 3개 팀이 남았다. 거기에는 뉴욕 양키스도 있었다”면서 “양키스와 관련해 내가 제안을 거절했다고 언론에 보도됐는데 그렇지 않다. 양키스는 내게 제안을 한 뒤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이후 텍사스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해서 가게 된 것”이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추신수는 자신을 지도하게 될 론 워싱턴 감독에 대해 올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신시내티 더스티 베이커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신수는 “입단식 전에 감독님과 단장 등 텍사스 관계자 5명과 식사 미팅을 했는데 마치 베이커 감독님이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을 먼저 생각해주는 자세나 이야기할 때의 제스처 등이 베이커 감독님과 정말 많이 닮았다”면서 “만난 시간은 얼마 안 됐지만 마음이 편하고 느낌도 정말 좋았다. 감독님과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 내년 스프링캠프가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이커 감독이 추신수와 함께 한 시간은 1년에 불과하지만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추신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즌을 앞두고 베이커 감독을 찾아가 ‘사람들은 야구를 즐기라고 하는데 대체 즐기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감독님은 ‘우리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수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무엇을 더 원하느냐’라고 답하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베이커 감독님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바로 즐기는 야구다’라고 하셨다. 굉장히 가슴이 뜨거워졌다”라며 “‘많이 받으면 뭐하나. 주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다’는 감독님의 말이 떠올라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방법을 찾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시간을 갖고 하나하나 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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