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표 탈락’ 크렉 비지오…약물시대 최대 피해자?
명예의 전당 투표서 2표 모자란 74.8% 기록
본즈-클레멘스 등 약물스타 악영향으로 피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전설 크렉 비지오(49)가 2년 연속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9일(한국시간) 2014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 한 시대를 풍미한 그렉 매덕스와 톰 클래빈, 프랭크 토마스 등 3명이 자격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하나인 매덕스는 총 571표 가운데 555표를 얻어 97.2%이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입성을 확정지었다. 명예의 전당 역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은 톰 시버의 98.84%다.
당초 매덕스는 역대 최초로 100%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기자들을 비롯해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이른 바 ‘약물의 시대’ 자체를 부정하는 투표인단의 외면으로 인해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이 같은 투표 결과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나 크레이그 비지오다. 비지오는 1988년 휴스턴에서 데뷔, 20년간 한 팀에서만 뛰며 명예의 전당 입성 마지노선이라 불리는 3000안타를 기록한 대선수다.
특히 비지오는 현역 시절 뛰어난 기량은 물론 몸을 사리지 않는 희생정신으로 허슬플레이의 대명사로 각광받았고, 네 차례 골드글러브 수상을 비롯해 올스타 출전 7회, 실버슬러거 수상 5회를 기록했다. 결국 그는 은퇴 후 휴스턴으로부터 영구결번(등번호 7번)의 영광을 얻기도 했다.
비지오의 명예의 전당 입성 도전은 지난해였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첫 해 입성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비지오는 37명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율(68.2%)을 기록 했지만 입성 조건인 75%를 넘기는데 실패, 재수의 길을 걸어야 했다. 당시 비지오와 함께 1년차 후보로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 등 대표적인 약물 스타들이었다.
올 시즌은 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약물과 거리가 멀었던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프랭크 토마스, 마이크 무시나 등이 새로 가세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비지오는 단 2표가 모자란 427표(74.8%)에 그치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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