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쌍두마차 옥스프링과 유먼은 타선의 도움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도 다승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 연합뉴스
류현진(LA다저스)의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한국 프로야구는 대표 에이스 부재 상태다.
류현진과 어깨를 견주던 김광현(SK)이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고, 오른손 에이스 윤석민마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때문에 프로야구 마운드 경쟁에 걸출한 에이스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승왕 타이틀로 보면 부활한 삼성 배영수와 크리스 세든(요미우리)이 나란히 14승,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한 게 전부다. 승수나 내용 모두 그리 압도적이지 않다.
배영수는 시즌 평균자책점이 4.71에 이르렀지만, 타선의 도움 덕에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다승왕치고는 다소 높은 평균자책점이다. 세든은 SK 에이스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올해 한국엔 없다. 올 시즌 다승왕 경쟁 구도는 새로운 판짜기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든 떠난 '다승왕 새판짜기'
배영수도 작년과 같은 행운을 다시 기대하긴 어렵다. 세든도 없는 판국에 다승왕 타이틀은 공동 3위에 오른 4명의 13승 투수 중에서 나올 확률이 가장 크다. 13승 투수는 삼성 윤성환과 장원삼, 롯데 크리스 옥스프링과 쉐인 유먼이다.
삼성 윤성환이 경쟁자들 중에선 평균자책점이 3.27로 가장 낮다. 홀짝 징크스를 떨쳐낸 장원삼 역시 13승으로 작년 다승왕의 자존심을 챙기며 FA 대박을 일궈냈지만 4.38의 평균자책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장원삼 역시 배영수에 못지 않게 타선의 지원 덕을 톡톡히 받은 케이스다.
롯데의 쌍두마차 옥스프링과 유먼은 타선의 도움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도 다승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 팀타율 0.261은 한화와 NC를 제외하곤 최저 팀타율에 속했다. 손아섭을 제외하곤 뚜렷한 주포가 없는 가운데 옥스프링과 유먼의 호투는 상대적으로 빛났다.
삼성 선발의 감춰진 악재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끝판대장' 오승환(한신)의 일본행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기 때문. 오승환이 있는 삼성과 없는 삼성은 팀의 승리방정식 자체가 다르다. 선발투수에서 필승조, 마무리로 연결되는 시스템 자체가 전혀 새로운 조합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의 5~6이닝 투구 이후 셋업맨 안지만과 심창민, 마무리 오승환으로 연결되던 방정식에서 가장 중요한 상수인 오승환이 빠지면서 완전히 새로운 조합이 선을 보이게 됐다. 이 조합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공산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투구수와 이닝 배분 등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선발투수의 역할까지 변화의 파장이 미칠 수 있다. 시즌 초 불펜이 견고해질 때까지 승수 쌓기에 경고등이 켜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승왕 배영수와 공동 3위 윤성환, 장원삼 등의 삼성 다승 1위 후보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예상한다.
옥스프링-유먼 다승왕 '반사이익'
롯데 옥스프링과 유먼은 그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릴 수혜 후보자들이다.
기존의 불펜과 셋업맨 조합에다가 장원준 복귀라는 호재도 있다. 장원준이 선발로 들어오게 되면 선발 마운드의 좌우 밸런스가 보다 완벽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옥스프링과 유먼에 집중됐던 견제가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옥스프링과 유먼의 다승황 도전에 청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게다가 불의의 무릎 부상을 당한 레다메스 리즈(LG)의 시즌 초반 공백도 다승왕 경쟁 구도에 청신호다. 국내 외국인 투수 중에선 가장 위력적인 구위를 지닌 리즈는 경기가 거듭될수록 구위와 제구력이 향상된 케이스다. 내년 LG의 상승세를 이끌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리즈의 초반 공백은 LG 팀 차원은 물론, 리즈 개인의 다승 경쟁에서 마이너스 요인이다.
삼성 선발진의 오승환 이탈 파급 효과, 그리고 리즈의 부상 등 롯데 쌍두마차의 내년 다승 구도는 청신호다. 작년 평균자책점 1위(2.48)의 찰리 쉬렉(NC)의 견제만 넘어선다면, 롯데 쌍두마차의 다승 도전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NC가 올해 이종욱-손시헌-이혜천 두산 출신 3인방의 가세로 팀 전력이 급상승, 작년 11승에 그친 찰리가 NC의 전력 상승에 힘입어 다승왕 구도에 가세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즌 도중에 복귀,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승률 1위(0.857) 류제국(LG) 역시 다승왕 후보로 꼽을 수 있다. 니퍼트도 부상만 없다면 다승왕 후보로 손색없다.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투수들 역시 호시탐탐 다승왕 구도에 뛰어들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는 검증된 후보, 롯데의 외국인 쌍두마차 유먼과 옥스프링이다. 2009년 조정훈 이후 다승왕 명맥이 끊긴 롯데가 다승왕을 다시 배출할 수 있을지, 두 외국인 투수의 양 어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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