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꿈 모락모락’ 강정호…제2의 이치로 될까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1.30 07:01  수정 2014.01.30 07:26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물론 일본서도 높은 관심

빅리그 진출 시, 선구자적 역할과 부담 감당해야

한국 야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 ⓒ 넥센 히어로즈

넥센 유격수 강정호(27)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강정호는 올 시즌 후 정확히 1군 경력 7년을 채우게 된다. 이는 곧 구단 동의 하에 해외진출이 가능한, 포스팅 시스템 참가 자격을 얻는다는 의미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지난해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이자 야수 최초의 선수가 될 수 있다.

현재 강정호는 미국 애리조나에 위치한 넥센 스프링캠프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강정호를 보기 위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지난 시즌 중에도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강정호는 다음달 1일,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의 초청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단순한 초청이 아닌, 요코하마 선수들과 함께 훈련도 하고 대외적인 연습경기를 제외한 자체 청백전에도 출전할 수 있는 혜택이다. 그만큼 강정호에 대한 해외 구단들의 평가가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는 향후 한국 야구의 수준과 발전을 논할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일단 한국 야구는 지난해 류현진이 연착륙하며 투수들의 빅리그행이 수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관심은 야수도 통할 수 있느냐다.

앞서 일본 프로야구는 노모 히데오가 1995년 데뷔해 신인왕에 오른데 이어 ‘토네이도 열풍’을 일으키자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투수와 달리 타격과 송구, 수비력을 요하는 야수 부문은 여전히 미지수였다. 궁금증이 커진 상황에서 문을 두드린 선수가 ‘역대 최고의 교타자’로 평가받은 스즈키 이치로였다.

이치로는 2000시즌이 끝난 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고, 원 소속팀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1312만 5000달러를 안기며 시애틀로 이적했다. 계약조건은 3년간 1400만 달러로 연평균 500만 달러에 미치지 않아 특급 대우로 보기엔 어려웠다.

하지만 이치로의 기량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2001년 157경기에 나선 이치로는 타율 0.350 8홈런 69타점 56도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MVP와 신인왕, 골드글러브, 올스타, 실버슬러거 등 타자가 수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상을 휩쓸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야수들. ⓒ 데일리안 스포츠

이치로가 성공하자 야수들의 러시가 이뤄졌다. FA 자격을 얻은 마쓰이 히데키가 2003년 뉴욕 양키스와 3년간 2100만 달러로 잭팟을 터뜨렸고, 이듬해 마쓰이 가즈오 역시 뉴욕 메츠와 3년간 201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결국, 일본 특급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공식이 성립됐다.

물론 마쓰이 가즈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가즈오는 일본 시절, 7년 연속 3할 타율에 이어 평균 20홈런-40도루를 기록했지만 내야수(유격수)라는 변수가 있었다. 수비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나타낸 가즈오는 공격마저 동반 부진에 빠졌고, 이로 인해 포지션 변경(2루수)까지 감수해야 했다. 메이저리그 특유의 빠른 타구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치로-마쓰이 히데키의 성공과 가즈오의 실패는 향후 일본 야수들의 대우가 달라지게 된 주요 원인이 됐다.

특히, 2007년 모처럼 등장한 대형 외야수 후쿠도메 코스케는 FA 자격을 얻은 뒤 4년간 4800만 달러의 조건으로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 이는 지금까지 일본 야수 역대 최고액으로 남아있다. 물론 후쿠도메의 메이저리그 적응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치로의 영향력은 그만큼 대단했다.

반면, 내야수들은 이렇다 할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즈오가 메츠에 입단한 이듬해 거포 출신인 나카무라 노리히로가 옵션 포함 2년간 1000만 달러를 받았지만, 그가 메이저리그에 얼굴을 비춘 경기는 고작 17경기(0홈런)에 불과하다. 이는 두 차례 홈런왕에 오르며 차세대 거포로 떠오른 무라타 슈이치(3루수)가 FA 자격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가 아닌 일본 잔류(요미우리 이적)를 택한 주요 요인이기도 했다.

강정호가 올 시즌 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루게 된다면, 일본 선수도 넘지 못한 ‘내야수 한계’라는 또 다른 벽과 마주 싸워야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적지 않은 책임감을 가져야 할 강정호가 ‘제2의 이치로’가 돼 선구자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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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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