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와의 홈경기서 후반 교체 아웃, 관중 야유
10번에 대한 중압감, 포지션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
1경기를 쉬고 다시 돌아온 혼다 케이스케(28·AC 밀란)가 급기야 홈팬들로부터 극심한 야유에 시달렸다.
AC 밀란은 15일(한국시각), 산 시로에서 열린 ‘2013-14 세리에A’ 볼로냐와의 홈경기서 마리오 발로텔리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32(8승 8무 8패)가 된 밀란은 제노아를 제치고 리그 10위로 올라섰다. 선두 유벤투스(승점 60)와의 격차가 상당해 리그 우승은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며 UEFA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UEFA 유로파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리그 5위 인터밀란(승점 36)을 따라잡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위장염으로 인해 지난 나폴리전에 결장했던 혼다는 한 경기를 쉰 뒤 다시 피치를 밟았다. 밀란은 발로텔리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아델 타랍과 혼다가 좌우 윙포워드로 나섰고, 카카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됐다.
하지만 혼다는 이날 경기에서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밀란은 70%라는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가졌지만 혼다는 물론 공격의 시발점이 돼 줘야할 카카마저 부진에 빠지며 골을 넣는데 애를 먹었다.
이를 보다 못한 셰도르프 클라렌스 감독은 후반 21분 혼다를 빼는 대신 지암파올로 파찌니를 긴급 투입했다. 그러자 경기장에는 혼다를 야유하는 소리로 가득 찼고, 자신감을 상실한 혼다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벤치에 앉았다.
혼다는 지난달 AC 밀란에 입단할 당시만 해도 엄청 큰 기대를 모았다. 그래서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10번을 부여받았다. 그러면서 데뷔전부터 골을 터뜨려 찬사를 받았지만 이후 경기가 거듭될수록 부진한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
혼다가 밀란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는 포지션의 부적합성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혼다는 왼발잡이이면서 오른쪽에 위치해 패스보다는 골 사냥에 주력해야 한다. 하지만 고질적 약점이 느린 발로 인해 활동량이 적고, 이탈리아 특유의 강한 수비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오히려 혼다에게 적합한 포지션은 쉐도우 스트라이커 자리로 일본 대표팀 내에서도 이 자리에 서곤 한다. 즉, 자신이 공격을 주도해야만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카카가 위치해 있어 포지션을 빼앗기가 쉽지 않다.
급기야 카카마저 최근 부진을 거듭하고 있어 양질의 패스를 제공받지 못한 혼다는 경기 도중 멀뚱히 서있기 일쑤다. 밀란에 녹아들지 못한 혼다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결국 제 포지션에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