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아버지 “필요한 것은 빙상연맹 민주화”

라디오 인터뷰 출연해 안현수 그간 맘고생 털어놔

"연맹의 안일한 대처, 미흡한 지원이 이번 대회 부진 원인"

안현수 부친 안기원 씨가 아들의 금메달에 오열하고 있다.(SBS 화면캡처)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 씨가 대한빙상연맹의 투명 행정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안기원 씨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수가 모든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감정에 복받쳐서 눈물을 안 흘릴 수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상식에서 안현수가 러시아 국가를 부른 것에 대해 “시상식 장면을 바로 앞에서 봤다. 저기에 현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애국가가 울렸어야 이게 정상인데, 왜 우리 아들이 러시아까지 가서 러시아 영웅대접을 받고, 금메달을 땄지만 너무나 서글픈 마음이 밀려와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 씨는 한국 쇼트트랙의 현주소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이 은과 동메달을 각각 1개씩 땄을 뿐 남자 대표팀은 아직까지 노메달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씨는 “우리 선수들이 못하는 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른 나라 선수들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유럽 선수들도 그렇고, 현수가 러시아 가면서 러시아 선수들도 많은 발전이 이었다”며 “그런데 대한빙상연맹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나가면 무조건 메달을 따는 걸로만 생각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부족했고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못 만들어준 것이 큰 화근이라고 생각한다”며 연맹의 투명행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가장 필요한 건 연맹의 민주화와 개혁이다. 한 사람의 힘으로 연맹이 좌지우지한다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정말 능력 있고 정직한 분들이 협회에서 투명한 행정을 펼쳐야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으로서의 체면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모든 권한이 한 사람한테 집중되다 보면 방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없다 생각한다. 2006년에는 파벌싸움, 2010년에는 이정수 선수 짬짜미 사건, 또 이번에 올림픽을 앞두고는 성추행 코치를 임명했던 부분 등 올림픽이 열리는 4년 주기로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 씨는 지난달 같은 방송에 출연해 “한체대 지도교수와 연맹의 고위임원으로 계시는 ‘그분’의 말씀이면 연맹 내에서 모든 것이 다 승인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연맹의 고위임원으로 전명규 연맹 부회장을 지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