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프리 순서 못마땅?…여왕이라 가능한 엄살
쇼트 후 곧바로 열린 조 추첨에서 맨 끝 순서
2013 세계선수권서 마지막으로 나서 우승 확정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마지막으로 나서게 되자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4.92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30명의 선수들이 모두 연기를 마친 뒤 곧바로 열린 프리 조 추첨에서 김연아가 뽑아든 번호는 24번. 순간 김연아의 입에는 “아!”하는 탄식이 절로 튀어나왔다.
상위 점수 24명이 펼치는 프리스케이팅은 6명씩 4개조로 이뤄진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1위 자격으로 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4조의 번호를 뽑았다. 결과는 가장 마지막 순서였다. 김연아는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의자에 앉은 뒤에도 고개를 뒤로 젖혀 한숨을 내뱉었다.
김연아는 조 추첨 후 몰려든 취재진들에게 “워밍업 후에 대기 시간이 길고 마지막 출전하는 선수라는 점 때문에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면서 "게다가 6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과연 그럴까. 김연아는 올림픽 이전 자신의 마지막 국제무대였던 2013 피겨 세계선수권 쇼트프로그램에서 69.97점으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열린 프리 조 추첨에서 김연아의 순서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24번째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당연히 1위였다. 김연아는 148.34점의 시즌 최고점을 이끌어내며 쇼트와 프리 합계 218.31점으로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결국 맨 끝 순서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말은 여왕의 여유 넘치는 엄살이었던 셈이다.
물론 김연아가 끝 번호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뚜렷하다. 그녀는 2008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2008-09시즌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해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지만 이튿날 프리에서 2위에 그쳐 아사다 마오에 밀려 은메달을 수상했다.
당시 김연아는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무대로 너무 긴장을 많이 했다. 마지막 순서로 나선 것도 경기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의 기억이 강렬하게 남은 김연아다.
하지만 이미 6년 전 이야기다. 이후 산전수전 다 겪은 김연아는 정신적으로도 완벽한 선수가 됐다. 2013 세계선수권이 이를 증명한다. 김연아도 "경험이 많아 경기력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피겨 여자 싱글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김연아 프리 시간은 21일 오전 3시46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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