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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민주당 지도부로 선거? 문재인 구원등판해야"


입력 2014.02.20 18:14 수정 2014.02.20 18:27        조소영 기자

혁신안 토론회, 정청래 "새로운 면모로 대비해야 한다는 뜻일 뿐" 해명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정청래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4지방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민주당에서는 단일대오보다는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현 지도부를 정면 겨냥하는 목소리가 쏟아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민주당 의원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주최의 ‘야(野)! 민주당! 민주당의 혁신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는 비노(비노무현)계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 체제가 추진하고 있는 ‘우향우’ 정체성 문제, 당 혁신안 등에 대한 거친 비판들이 나왔다.

"이 바보야, 문제는 중도가 아니라 진보를 제대로 못해서야"

이 의원은 패널토론을 통해 “중도화로 보수를 막아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문제”라며 “진보는 삶의 진보, 유연한 진보, 점진적 진보, 생활의 진보로 걸어왔었고 이를 고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가정을 고수했다면 통합진보당, 안철수 신당 심지어는 새누리당과 차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도화 경쟁은 우리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중도화 경향은 우리 스스로의 혼란만 자초한 꼴”이라며 “‘이 바보야, 문제는 중도가 아니라 진보를 제대로 못해서야’라는 지적을 따갑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대 한신대 교수 또한 “민주당이 중도로 가고 있지만 중도에는 어떤 유권자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중도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경제민주화를 바라지만, 복지에서는 내 돈 내기 싫다는 사람들”이라며 “이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중도로 간다고 해서 이들은 설득당하지 않고, 오히려 명확한 정책 방향성으로 이들을 견인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18대 대선 이후 민주당이 우경화의 길을 걸으면서 (18대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받은 48% 지지율을 흐트러트렸다”며 “48% 지지층을 민주당의 굳건한 지지층으로 만드는 작업부터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민주당이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를 골자로 한 혁신안을 내놓으며 안철수 무소속 의원측 새정치연합과 새정치경쟁을 벌이는데 대해 “클린 정치는 제3당이 기성정당들을 무너뜨리려고 시도할 때 주로 쓰는 정치”라며 “그러나 민주당은 제3당이 아니며 이를 내세우는 순간 부메랑이 돼 발목을 걷어찬다”고 지적했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토론문을 통해 “민주당은 최근 북한인권법으로 새누리당 운동장을 기웃거리더니 뜬금없는 정치쇄신안으로 안철수 신당 운동장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다”며 “국가기관 선거개입 특검 요구와 기초단체 정당공천 폐지 공약 파기로 곤경에 처한 새누리당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혁신안? 자승자박하지 말았으면"

정청래 의원은 현 당 지도부를 바꿔야한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해 논란의 불씨를 지피기도 했다.

그는 “지금 당 지도부의 얼굴로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이 된다. 그래서 조기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을 찍은 48%를 흩트리는 우경화가 문제였다면 결국 민주당 핵심 지지층 12%에 문 의원의 개인기를 더해야 한다”며 “문 의원이 구원등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지금은 위기 상황이고 전시다. 전시에는 전투형 리더십이 필요하고, 평시에는 화합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지금이 전시인지도 위기인지도 모르고 좋은 게 좋다는 화합형으로 가는 것은 민주당의 존재감 상실을 가속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후 정 의원은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될 조짐을 보이자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현 지도부의 사퇴를 뜻한 것이 아닌 현 체제에서 조기 선대위를 꾸려 새로운 면모로 좀 더 책임 있게 6.4지방선거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이날 또 조경태 최고위원을 겨냥해 “당론과 배치돼 해당행위를 하는 의원은 공개적이고 단호하게 경고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조경태 최저위원’은 출당·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야 당의 기강이 세워진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또 지난 당 대선 경선 당시 후보들 간 내분을 일으켰던 모바일 투표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은 지난 전당대회 때 SNS차단, 모바일 투표 차단으로 시대에 역행했다”며 모바일 투표의 공고화를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김한길표 당 혁신안에 대해 “자승자박하는 것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안철수 신당은 새로 출발하기 때문에 과거에 대한 책임이 없지만, 민주당은 과거에 대한 책임을 갖고 스스로 팔다리를 잘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 민주당' 뒤에 생략된 문구는..."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오는 5월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 주자들이 대거 참석,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노영민 의원은 축사를 통해 “민주당의 역사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그럼에도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원인을 진단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이라며 “흔들리는 정체성, 야당성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의 혁신은 지난 10년을 관통하는 단어이면서도 민주당이 얼마나 혁신했는지에 대한 반성을 던져주는 단어이기도 하다”며 “민주당은 이렇게 달라졌다고 국민에게 내놓을 만큼 강한 이미지의 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강한 민주당의 이미지를 가져가야 하고, 그를 위해 어떻게 국민에게 다가가고 공감할 것인지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윤근 의원은 “‘야! 민주당’에 뒤에 생략된 문구는 ‘이놈들아, 정신차려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는 두꺼운 널빤지가 있어 소통이 안 된다. 힘들고 서로 소통해야 할 때도 두꺼운 널빤지가 서로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어 “국민이 공감하는 비전을 제시 못하고 있다”며 “지엽적인 것으로 일희일비하고, 거대 권력과 싸우고 있는데 그게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정식 의원은 “우리가 어려울 때면 항상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얘기했다. 지금 민주당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에게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것”이라며 “그 방법은 권력의 횡포에 맞서 싸우는 야당성”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가 협상할 때는 지혜롭고 과감하더라도 싸워야할 때는 결기를 세우고 그 성과를 반드시 내야 국민은 민주당을 신뢰할 것”이라며 “지난 1년간 민주당은 맺고 끊는 모습이 부족했다. 이런 부분을 다시 세우지 않으면 안철수 신당과 새정치 경쟁을 한다한들 과연 국민이 우리를 강력한 민주당으로 인정할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걸 의원은 “큰 선거를 두 번이나 졌다. 국민에게 버림받고 있고 지지자들에게 의욕을 훼손시켰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혁신은 이기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이번에는 패배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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