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서명운동’ 뒷짐 지던 빙상연맹 움직였다
대한체육회 IOC에 항의-빙상연맹, ISU에 공정성 확인 요구
ISU “엄격하고 공정하게 치러졌다” 답변 불구 의혹 계속
“할 수 있는 것은 다해야 한다. 그것이 김연아에 대한 도리다.”
피겨 팬들의 아우성에 뒷짐만 진 채 눈치를 살피던 대한체육회(이하 체육회)와 대한빙상연맹(이하 빙상연맹)이 결국 움직였다. 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유감을 표하는 공식 서한을 보낸 데 이어 빙상연맹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대회가 공정하게 치러졌는지 확인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누리꾼들은 서명운동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인터넷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는 ‘소치 동계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심판 판정에 대한 재심사와 공개조사를 요구한다’는 제목으로 ISU를 상대로 한 인터넷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서명에 참여한 인원은 현재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체육회와 빙상연맹도 이 같은 국민여론을 뒤늦게 감지하고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항의 서한은 그 첫 번째 움직임이다.
일단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식 항의가 없어 답변할 내용이 없다”는 발언으로 국내 누리꾼들을 다시 한 번 화나게 했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측이 빙상연맹의 문제제기에 공식 답변을 내놨다.
ISU 측은 “모든 경쟁의 심사는 공정하고 엄격하게 진행됐다는 것을 강력하게 알린다. 13명의 심판들은 무작위로 선정이 됐다. 기술점수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고점과 최저점을 배제한 나머지 평균으로 산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ISU의 공식 답변으로 무마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물론, 또 다른 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기 때문.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22일 ‘소트니코바에 대한 심판 판정에 치우침(slant)이 있었다’는 기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편파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소치올림픽에 직접 참여한 피겨 심판이 심판 구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시인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USA투데이는 채점을 맡은 심판 9명 중 4명은 옛 소련 연방에 속해 있던 러시아, 우크라이나, 에스토니아, 그리고 러시아와 가까운 슬로바키아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회전과 점프의 등급을 심사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테크니컬 심판은 러시아스케이팅연맹의 부회장인 알렉산더 라크미크가 맡았다.
한 고위 관계자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김연아가 모든 면에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보다 뛰어났다”며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최종 합계 219.11점을 얻어 소트니코바(224.59점)에게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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