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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어야 할’ 여동생 김연아와 삭발 미네기시


입력 2014.03.13 18:26 수정 2014.03.13 18:5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한국과 일본, 스타 열애설에 반응하는 차이 극명

한국 '쿨한 정서'라도 팬들 앞에 일련의 루머에 대한 입장 표명도 필요

김연아 또한 그동안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사귀게 된 동기, 항간에 떠도는 루머들에 대한 입장은 확실히 밝힐 필요는 있다. ⓒ 삼성전자

“용서받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AKB48를 떠나고 싶지 않아요. 제 삶의 전부인 ’열혈 팬’이 있습니다. 수백 번 생각해봤지만 AKB48에 남고 싶어요. 정말 미안합니다.”

일본 아이돌 AKB48 멤버 미네기시 미나미(22)는 지난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삭발한 채 나타났다. 남성그룹 시라하마 아란(제너레이션스 멤버)과의 열애에 사죄(?)하기 위함이다.

AKB48 소속사도 냉혹했다. 미네기시가 삭발하고 오열의 사죄까지 했지만, AKB48 소속사는 “팬들을 실망시킨 미네기시를 2013년 2월 1일, 연습생 신분으로 강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일본에서 아이돌과 하이틴 여배우는 20대까지 열애할 수 없다는 ‘불문율’이 있다. 발각되면 소속사에 막대한 계약파기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곳도 있다. 아이돌의 연인은 오직 팬인 셈이다.

반면, 한국 연예계는 그렇지 않다. 국민 아이돌이 열애설에 휩싸여도 소속사는 대체로 뒤끝이 없는 편이다. 열애설이 터지면 부인하는 소속사도 있지만, 당사자(아이돌)가 ‘이실직고’하면 문제 삼지 않는다. 팬들도 서운하다는 선에서 그친다.

스타의 열애설에 대처하는 한국과 일본의 극명하게 다른 자세, 어느 쪽이 이상적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스타와 팬은 한 배를 탄 가족과도 같은 관계라는 것을 간과해서 안 된다. 스타는 팬의 무한애정을 먹고 자란다. 팬도 스타를 보면서 삶의 의욕을 되찾는다. 팬이 없다면 스타도 없고, 스타가 없다면 팬 문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스포츠 아이돌’ 김연아(24)의 팬덤은 어떨까.

김연아가 현역에서 물러나자마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김원중(31)과 열애 소식이 전해졌다. 일부 팬들은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팬들은 ‘국민 여동생’ 김연아의 오빠이자 언니이자 삼촌이자 이모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연아가 일본의 미네기시처럼 삭발까지 하고 대중 앞에 서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 한국은 일본 정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연아는 연예인이 아닌, ‘국가대표 운동선수’다.

여동생 같은 김연아에게 자꾸 마음이 쓰이는 것은 팬들의 보편적인 정서다. 하지만 한 발 물러나면 김연아도 여동생 이전에 여성이다.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하며 자라온 만큼, 짝을 찾아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도 보기 좋다. 다만, 김연아 또한 그동안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사귀게 된 동기, 항간에 떠도는 루머들에 대한 입장은 직접 밝힐 필요는 있다.

김연아가 한 남자의 여자 친구가 될 자격도 있지만, 김연아를 짝사랑 했던 팬들도 사랑 받을 자격은 있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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