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특유의 빅볼이 살아나기 위해선 정근우-이용규 두 테이블세터의 출루가 필수적이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하면 전통적으로 각인된 이미지가 있다.
바로 연속 폭발하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다. 모기업 한화의 기업 이미지와 궁합이 잘 맞는 팀 이미지다. 한화그룹의 모태는 바로 한국화약은 다이너마이트 등 화약류를 생산하던 기업이다.
이런 기업 이미지가 팀의 폭발적인 타선과 잘 어우러지며 한화의 강타선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명명됐다. 한화 전신인 90년대 빙그레 시절 이정훈-이강돈-강정길-장종훈-강석천 등이 연쇄 폭발하던 강타선을 일컫는다.
빅볼의 기원 '빙그레의 다이너마이트'
당시 한화 타선은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타선의 연쇄 폭발로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키곤 했다. 그 중에서 연습생 홈런왕 신화의 주인공 장종훈을 앞세운 장타력은 전 구단 통틀어 최고였다.
빙그레 시절부터 한화에 이르기 까지 한화의 고유 팀컬러는 바로 화끈한 타격이다. 즉, 팀의 특성이 아기자기한 스몰볼이 아니라 호쾌한 빅볼이 전통으로 굳어졌다. 이런 성향은 김응용 감독이 부임한 이후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대포를 쏘아올린 김회성을 비롯, 김태균과 최진행, 김태완 등 우타 거포들이 즐비한 타선의 중량감은 여전하다. 내야수 송광민 군입대 전 장타에 능했던 파워 히터고 정현석도 정교함을 갖춘 중장거리포다.
빅볼 위주 한화의 아킬레스
한화의 장점은 파워 배팅이고 단점 역시 파워 배팅이었다. 정공법과 장타 위주의 일률적인 득점 방정식이 과유불급이었다. 또 다른 단점은 우타와 좌타의 불균형이 심각했다는 점과 바로 스몰볼에 취약했다는 점이다.
번트와 희생타, 진루타 등 생산적인 아웃에 낯설고 시스템 야구엔 취약했다. 빅볼에는 강해서 이기면 대승, 패하면 대패와 같은 확실한 승부가 많은 게 한화의 특징이다.
작전야구와 스몰볼에 취약하다는 점은 현대 야구의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감이 없지 않다. 최근 강팀은 최소 득점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는 경제적인 야구를 잘하는 팀이 강자 위치에 군림하고 있다. 무엇보다 빅볼과 스몰볼을 유기적으로 조화시킬 수 있는 역량이 구축된 팀이 강팀으로 오래 생존할 수 있다.
작년 9개 구단 중 최하위 수모를 겪었던 한화가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서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능력이 바로 빅볼과 스몰볼의 조화라고 볼 수 있다. 기존 김태균, 최진행, 김회성 등 거포들은 이미 충분하다. 한화에 필요한 선수는 진수성찬을 차릴 수 있는 단타 생산 능력과 출루율이 높은 테이블세터였다.
한화가 이용규와 정근우 두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를 일거에 영입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게다가, 제2의 데이비스로 평가받는 외국인 좌타자 펠릭스 피에를 영입, 타선의 좌우 밸런스까지 이뤘다.
'스몰볼' 한화 시즌 성공 변수
정규시즌에서 한화 특유의 빅볼이 살아나기 위해선 정근우-이용규 두 테이블세터의 출루가 필수적이다. 마치 빙그레 시절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테이블세터였던 이정훈-이중화의 정교한 타격과 스피드를 올해는 정근우-이용규가 해야 한다. 이용규, 정근우의 출루와 김태균의 타점이 조합되면 국가대표 상위 타선이 된다.
다이너마이트 타선 당시 상위타선은 이정훈-이중화-강정길-이강돈으로 이어진 좌타 라인업이었다. 여기에 4번 장종훈이 우타자의 수적 열세를 파워로 만회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정반대. 우타 위주의 상위 타선에 좌타자 피에의 활약이 팀 타선의 운명을 결정지을 변수다. 이용규 복귀 타이밍 역시 한화의 시즌 초반 성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빅볼에 능한 한화가 올해 정근우-이용규-피에등의 빠른 발을 앞세운 스몰볼 활착에 성공한다면, 한화의 중위권 도약에 희망이 있다. 150km/h의 강속구를 거침없이 뿌리는 신인 최영환이라는 든든한 셋업맨을 확보한 뒷문도 스몰볼의 성공적인 활착을 돕는 요소다.
빅볼이라는 뼈대 위에 스몰볼의 살집을 일단 이식하는 데 성공한 한화. 스몰볼이 기존의 빅볼과 조화를 이뤄내면 한화는 올해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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