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창당, 27일 복지 사각지대 방문 등 연이은 민생 행보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8일 ‘2차 민생 행보’로 경기 안성에 위치한 국립 한경대를 찾아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선 공약인 ‘군복무기간 18개월 단축’을 이행하라고 압박했다.
김 대표는 한 남학생이 “이제 군대를 가야 하는데 군대를 다녀오면 보상이 미비하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하자 박 대통령이 관련 공약을 파기했다며 “박 대통령에게 ‘군복무기간 18개월 단축한다고 했으면 지켜 달라’고 소리 내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이 다 소리 내 말하면 대통령이 안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많은 남학생들의 고민인 병역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군복무기간 18개월 단축을 내세웠으나 해당 공약은 지난해 2월 대통령직 인수위의 중장기 과제로 밀려난 뒤 9월 국정 과제 이행 현황에서는 아예 삭제돼 공약 파기 논란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군대 문제는 남자에게 엄청 심각하다. 남자로 태어난 죄로 왜 우리만 (군대에) 가야 하나”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제는 복지가 빈곤 등을 지킨다는 점에서 나라를 지키는 안보니, 여성들은 특별히 복지 문제에 대해 더 많이 희생하고, 그렇게 나라에 신경을 쓰는 분담으로 남자들이 (여성들이 군대를 가지 않는 것을) 퉁 쳐주자”고 말했다.
김 대표와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교육비 경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경대를 찾았다. 한경대는 경기도 내 유일한 국립대학이자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고 있으며, 입학금도 2만2500원으로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안 대표는 지난 27일에는 새정치연합 1호 법안인 일명 ‘세모녀 법안’ 발의를 앞두고 생활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수급자에 선정되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 가정을 찾았다. 26일 창당 뒤 연이틀 민생 행보에 나선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여야가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과 관련, “사실 그걸 하지 않으려고 (정치를) 시작했다”며 “그 초심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고, 새정치연합으로 출발하게 된 이유도 그 일을 제대로 한 번 크게 이뤄보자는 결심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도 이제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보여줄 때가 된 것 같다”며 “국민이 진정 바라던 달라진 정치의 모습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자신했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모두 모여 '눈길'
아울러 이날 한경대에는 새정치연합 소속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들인 김진표·원혜영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등이 모두 모여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에 위치한 대학교를 찾은 만큼 대학생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 모인 것이다.
김 의원은 간담회에서 “전국 대학의 학과별로 취업률이 극과 극을 달린다”는 지적이 나오자 적극적으로 답했다. 그는 “결국 (학과별) 특성화를 시켜야 한다”며 “최근에는 학과별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자체, 가령 경기도 같은 곳에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일자리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 대학 재학 중 공부하는 학과 과정과 기업이 실제로 필요한 인재를 연결시켜주는 일을 경기도가 지역 사정에 맞게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처장은 대학별로 취업률이 낮은 학과가 사라지는 현실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그는 “경기도가 토목·개발경제에서 첨단지식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산업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바꾸는 작업을 새정치연합에서 하겠다. 지지해주겠느냐”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한편, 김 전 교육감과 원 의원은 장외에서 ‘무상버스 공약’에 대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 전 교육감은 이날 경기도 양평군에서 연 ‘무상버스 민생경청투어’ 자리에서 자신의 무상버스 공약과 관련, “일부에서는 무상버스에 수조원의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는 정말 잘못된 지적”이라며 “중복 건설되는 도로 2~3km 정도만 조절하면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박의 목소리를 냈다.
원 의원이 후원한 ‘한국 사회의 공공성 강화 토론회’에 참석한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무상버스 공약에 대해 “김 전 교육감의 무상급식, 버스공영제 동시 추진이라는 투트랙 방식은 버스공영제 비용을 높이고 현실성을 크게 낮추게 된다”며 “원 의원의 버스공영제를 통한 교통복지라는 원트랙 방식이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김 의원의 버스 준공영제 공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버스 준공영제는 수혜를 받는 버스회사가 가장 선호하는 제도지만, 효율적이지 못하고 버스노선의 사유화가 강화된다”고 말했다.